'캐리언니'로 1100만명 사로잡은 캐리소프트, 수익원 다양화로 흑자·상장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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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와 장난감 친구들'로 유명양 갈래로 머리카락을 묶은 ‘캐리언니’가 장난감을 소개한다. 상자를 열어 장난감을 꺼내고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설명해준다. 캐리언니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겐 아이돌 못지않은 스타로 군림했다. 그런 만큼 경제유발효과도 엄청나다. 온라인으로 캐리를 접한 구독자만 1100만 명에 달한다. 캐리소프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에는 이런 동영상이 매일 올라온다.
중국·베트남서도 높은 인기
캐릭터 로열티 등 수익 확대 골몰
다음달 영화 개봉도 앞두고 있어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는 “캐리소프트는 영상,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영향력을 바탕으로 공연과 교육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사람 캐릭터로 차별화
캐리소프트의 대표 캐릭터는 캐리다. 다섯 살 여자아이인 캐리가 케빈, 엘리, 루시, 스텔라 등 친구들과 한마을에서 지낸다. 인종도, 성별도 각기 다른 친구들이다. 캐리는 동양인, 엘리는 북미, 케빈은 중남미계로 설정됐다. 해외시장 공략까지 염두에 둔 설정이다. 이들 캐릭터엔 성인 연기자들이 한 명씩 붙는다. 주 시청층인 어린이들은 이들을 꼬마캐리와 캐리언니 등으로 각각 부른다. 박 대표는 “캐릭터에 연기자를 매칭하면 아이들과 소통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며 “과거 인기를 끌었던 뽀미언니 캐릭터를 24명의 연기자가 거쳐간 것처럼 캐리언니도 캐릭터를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리에 열광하는 건 한국 아이들만이 아니다. 캐리소프트에서 업로드하는 콘텐츠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본다. 1100만 온라인 구독자 가운데 700만 구독자가 중국의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를 통해 캐리가 나오는 콘텐츠를 접한다. 박 대표는 “한국 시청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며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미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 인터넷 TV, 일반 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캐리소프트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는 1억4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사람 캐릭터를 내세워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지만 처음부터 캐리의 인기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캐릭터 시장에서 사람 캐릭터는 안 된다는 불문율 때문이었다. 사람을 캐릭터화하면 이목구비, 의상 등 표현해야 하는 요소가 많아 비용이 많이 든다. 나이 인종 성별 등 캐릭터의 성격을 정하는 데 제약도 많다. 박 대표는 오히려 이 점을 기회로 봤다. 그는 “기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는 대부분 동물이나 사물이어서 차별화를 위해 일부러 사람으로 접근했다”며 “각 캐릭터의 부모와 애완동물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풍부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흑자와 상장…수익원 다각화가 관건캐리가 등장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크지 않다.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캐리소프트는 1년에 2000여 편의 콘텐츠를 생산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리소프트는 사업 다각화에 골몰하고 있다. 캐리와 친구들이 등장하는 공연, 캐릭터의 지식재산권에서 나오는 로열티, 캐리 캐릭터를 활용한 키즈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다음달엔 공연 실황에 3차원(3D) 애니메이션을 가미한 영화 개봉도 앞두고 있다.
빠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코스닥시장 상장도 앞두고 있다.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사업성을 갖췄다고 인정받아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신규 콘텐츠 제작에 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수익 다각화로 콘텐츠 직접 수익 비중을 낮추고, 미국 등 해외로 시장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