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에 현장 맞춤형 교육…"취업 위해 대학 갈 일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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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 이끄는 에듀테크 기업‘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교육.’
(9) 성인 실무교육 도입 패스트캠퍼스
철저히 '수요자 중심 교육'
성인 실무교육 기업 패스트캠퍼스의 캐치프레이즈다. 패스트캠퍼스가 바꾸고 싶은 인생은 흔한 입시업체가 목표로 하는 20세 이하 청소년이 아니다. 패스트캠퍼스는 자신의 커리어 발전을 위해 교육에 기꺼이 돈을 쓰고 싶지만 마땅히 배울 곳이 없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기획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데이터사이언스, 프로그래밍 등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들을 현직 기술자를 초빙해 가르치자 직장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강민 패스트캠퍼스 대표는 “패스트캠퍼스가 처음 출범한 2013년 10월만 하더라도 국내에 제대로 된 실무교육을 하는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며 “대학교 학위나 자격증처럼 ‘스펙’이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스킬’을 배워 커리어를 바꾸고 싶어 하는 성인의 교육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제1 원칙: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
패스트캠퍼스는 컴퍼니빌더(신생 기업을 설계·육성하는 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자회사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와 이 대표는 포스텍 동문이다.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창업을 돕고 창업 실패까지 경험한 이 대표는 패스트캠퍼스의 첫 강의로 창업을 가르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캠프’를 기획했다. 본인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가르친 것이다.
이 대표는 창업을 시작으로 데이터사이언스, 마케팅, 디자인 등의 과정을 새로 개설하면서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 고객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방법 등은 스타트업 창업자에 국한되지 않고 배우려는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제공한 결과 매출이 매년 두 배씩 늘어 지난해엔 20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회원 수는 올해 2분기 기준 11만 명에 이른다.이 대표는 빠른 성장의 비결로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접근방식’을 꼽았다. 그는 “‘수강생이 많지만 만족도가 낮은 수업’과 ‘수강생은 적어도 만족도가 높은 수업’ 중 많은 교육자가 후자를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한다”고 말했다. 그에겐 전자의 경우가 확실한 성공이다. 시장의 수요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수강생의 만족도는 모객 이후 얼마든지 재투자 및 커리큘럼 조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교육자는 시장의 수요와 동떨어지게 자신의 교육철학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며 “철저히 사회가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에 맞는 교육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패스트캠퍼스의 제1 원칙이자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대학 진학보다 확실한 커리어 형성
이 대표의 궁극적 목표는 ‘취업을 위해 대학을 가는 학생이 없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학의 전인적 교육,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부정하진 않는다”면서도 “대부분의 학생이 취업을 위해 4년이나 진로와 무관한 전공을 배우는 현실은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학위가 능력을 증명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업계가 요구하는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줄 아는 인재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이 대표는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을 제때 제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사이언스 분야는 논문 나오는 속도가 논문 읽는 속도보다 빠르다”며 “패스트캠퍼스는 관련 커리큘럼을 1년에 3~4번씩 바꾸며 업계 종사자가 직접 가르치고 있지만 대학은 이제서야 데이터사이언스 학과를 만들지 말지를 고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패스트캠퍼스의 가장 큰 경쟁 상대로 ‘소확행’으로 요약되는 사회의 메가트렌드를 꼽았다. 실무교육을 패스트캠퍼스만큼 제대로 제공하는 경쟁사는 아직 없지만 사회 분위기가 열심히 노력하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확행, 스몰라이프 등의 트렌드가 아무리 널리 퍼지더라도 학습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패스트캠퍼스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육 콘텐츠로 한국의 실무교육을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