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취소 자사고들 "인정 못해"…학생들 "어이, 일반고" 농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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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신뢰성 없는 평가…세부점수 안 밝혀 청문 대비도 어려워"
재학생들, 영향 없단 소식에 대체로 담담9일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재지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학교 관계자들은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13곳의 지난 5년간 운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곳을 지정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숭문고 전흥배 교장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후 내내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학교가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집중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교장은 "평가 자체가 기본적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이 없다"면서 "어떤 부분을 어떤 근거로 점수 매겼는지 분석 중이고, 평가위원들이 자의적으로 한 것은 아닌지도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정취소 결과를 받은 학교들한테도 구체적인 평가지표별 세부점수를 제공하지 않은 탓에 청문 준비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교장은 "우리는 이 정도(더 좋은) 점수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평가위원이 너무 다른 점수를 준 부분이 있어서 아무리 짜깁기를 해봐도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선은 추정으로 분석을 하고 있는데, 세부점수를 교육청에 요구해야 제대로 청문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정취소 학교 관계자들은 당장 내년부터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누구보다 교사들이 술렁이고 있다고 우려했다.경희고 관계자 A씨는 "학교 측의 공식적인 대응은 내부 검토 중"이라면서 "이번 평가 결과에 아쉬움을 내비치는 교사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희고는 학생들에 초점을 맞춘 각종 활동을 장려하는 곳"이라며 "입시만을 위한 학교가 아님에도 부정적으로 단정 짓는 시선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학 중인 학생들에 대해선 불이익이 없다고 하나, 학부모의 심정은 다를 수 있다"며 전학 등으로 학생들이 이탈하는 상황을 우려했다.서울 자사고 학교장 연합 등이 꾸린 '자율형사립고 공동체 연합'은 이날 입장문에서 "애초부터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반교육적·초법적 부당 평가로 원천 무효"라면서 "평가 전반의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규탄했다.
이날 지정취소 대상으로 발표된 자사고에 현재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재학생에게는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앙고에서 만난 B(17)군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로 유지되니까 개의치 않는다. 불이익도 없을 것 같고, 학생들은 서명운동 같은 움직임도 없다"면서 "부모님은 걱정하시지만 '졸업할 때까지 잘해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경희고에 박모(16)군도 "이미 입학한 저나 친구들은 자사고 (학생) 자격을 유지하니까 별로 타격이 없어서 상관없다는 분위기"라면서 "선생님들도 '너네는 관심 둘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의 장모(16)군은 "지정취소 소식에 반 친구들이랑 관련 얘기는 했다"면서 "경희고는 교육이나 활동 면에서 자사고로서 목표를 지향하는 학교인데 이런 소식을 접하니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이 학교 학생들은 서로에게 "어이, 일반고", "일반고 안녕"이라면서 장난과 자조가 섞인 인사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재학생들, 영향 없단 소식에 대체로 담담9일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재지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학교 관계자들은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13곳의 지난 5년간 운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곳을 지정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숭문고 전흥배 교장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후 내내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학교가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집중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교장은 "평가 자체가 기본적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이 없다"면서 "어떤 부분을 어떤 근거로 점수 매겼는지 분석 중이고, 평가위원들이 자의적으로 한 것은 아닌지도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정취소 결과를 받은 학교들한테도 구체적인 평가지표별 세부점수를 제공하지 않은 탓에 청문 준비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교장은 "우리는 이 정도(더 좋은) 점수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평가위원이 너무 다른 점수를 준 부분이 있어서 아무리 짜깁기를 해봐도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선은 추정으로 분석을 하고 있는데, 세부점수를 교육청에 요구해야 제대로 청문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정취소 학교 관계자들은 당장 내년부터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누구보다 교사들이 술렁이고 있다고 우려했다.경희고 관계자 A씨는 "학교 측의 공식적인 대응은 내부 검토 중"이라면서 "이번 평가 결과에 아쉬움을 내비치는 교사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희고는 학생들에 초점을 맞춘 각종 활동을 장려하는 곳"이라며 "입시만을 위한 학교가 아님에도 부정적으로 단정 짓는 시선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학 중인 학생들에 대해선 불이익이 없다고 하나, 학부모의 심정은 다를 수 있다"며 전학 등으로 학생들이 이탈하는 상황을 우려했다.서울 자사고 학교장 연합 등이 꾸린 '자율형사립고 공동체 연합'은 이날 입장문에서 "애초부터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반교육적·초법적 부당 평가로 원천 무효"라면서 "평가 전반의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규탄했다.
이날 지정취소 대상으로 발표된 자사고에 현재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재학생에게는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앙고에서 만난 B(17)군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로 유지되니까 개의치 않는다. 불이익도 없을 것 같고, 학생들은 서명운동 같은 움직임도 없다"면서 "부모님은 걱정하시지만 '졸업할 때까지 잘해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경희고에 박모(16)군도 "이미 입학한 저나 친구들은 자사고 (학생) 자격을 유지하니까 별로 타격이 없어서 상관없다는 분위기"라면서 "선생님들도 '너네는 관심 둘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의 장모(16)군은 "지정취소 소식에 반 친구들이랑 관련 얘기는 했다"면서 "경희고는 교육이나 활동 면에서 자사고로서 목표를 지향하는 학교인데 이런 소식을 접하니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이 학교 학생들은 서로에게 "어이, 일반고", "일반고 안녕"이라면서 장난과 자조가 섞인 인사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