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중심의 '학폭 갈등조정위' 만든다

서울중부교육지원청
중구 등 교사 30명 연수
소송보다 교육적 해결 초점
지난 5일 서울 효제동 효제초등학교 세미나실. 서울 종로구·중구·용산구의 각급 학교에서 교사 3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중부교육지원청이 실시하는 학교폭력 대응 연수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다. 교사들은 이날 임수희 대전가정법원 천안지원 부장판사와 함께 학교폭력의 사법적 처리 과정과 학생의 회복적 교육에 관해 논의했다.
정창권 시스템리더십교육센터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효제동 효제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과 시스템 사고’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중부교육지원청은 1일부터 5일까지 교사들의 학교폭력 갈등조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직무연수를 했다. 중부교육지원청이 이런 직무연수를 기획한 이유는 현재 단위 학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내년부터 각 지방교육지원청으로 이관돼 학교폭력에 대응할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문제는 각 교육지원청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전체 학교폭력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 3~4월 두 달 동안 관할지역(종로구, 중구, 용산구)에서 발생한 학교폭력만 148건이다. 1년에 1000건이 넘는 학교폭력을 전문성이 부족한 교육지원청 공무원이 담당하기 어렵다는 게 중부교육지원청의 설명이다.

과도한 업무 집중을 해소하고 소송으로 번지기 일쑤인 학교폭력 사건을 교육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중부교육지원청은 서울에서 최초로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15시간 과정의 이번 직무연수는 갈등조정위원을 양성하기 위한 입문 과정이다. 중부교육지원청은 오는 8, 9월 총 33시간 과정의 기본과정을 진행하고 12월 전문가과정까지 마련함으로써 학교폭력 현장에 직접 투입돼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갈등조정단’ 교사를 30명가량 육성할 예정이다.

전병화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교폭력을 사법적 판단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