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입찰 '가격 후려치기' 사라진다…최저가 대신 평균가격 적용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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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공정경제 성과 보고회의'공공 입찰 시 최저가격을 써낸 업체가 높은 점수를 받는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가격 후려치기’ 계약을 막기 위해 시장 평균가격 이하를 써낸 곳에는 같은 점수를 주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공정거래위원회 등 7개 부처는 9일 청와대에서 ‘공정경제 성과 보고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모범거래 모델을 발표했다. 정부는 LH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부산항만공사 공영홈쇼핑 등 7개 공공기관에 모범거래 모델을 우선 적용하고 순차적으로 790개 전체 공공기관에 도입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경제는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더 꼼꼼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공기관은 공정경제 실현의 마중물로서 민간기업 불공정 거래까지 줄이려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공공기관은 계약금액의 기초가 되는 원가를 산정할 때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기관이 시장가격을 조사한 뒤 평균을 내 이를 기준가격으로 잡도록 했다.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은 “계약을 수주하기 위해 손해가 나더라도 원가 이하로 입찰에 참여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일종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라고 말했다.
모범거래 가이드라인 제시
예를 들어 어떤 물품의 시장가격이 78만원, 87만4000원, 87만5000원 등이라면 기존에는 최저가인 78만원을 기준가격으로 잡았지만 앞으로는 세 가격의 평균인 84만3000원이 기준가격이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78만원을 써낸 업체와 84만3000원을 써낸 업체가 가격 부문에서 똑같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또 공공기관 입찰 평가 때 품질·기술력에 대한 배점을 높이고 가격 부문의 배점은 축소하도록 권고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약관에서 소비자나 임차인에게 불리한 조항은 삭제하거나 수정하도록 했다. 공공기관에 입주한 자영업자 등이 임대료 및 관리비를 연체하더라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점포를 폐쇄하거나 전기·수도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공정위 관계자는 “임차인으로부터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배상 및 환불도 민간기업보다 폭넓게 해준다. 공연이 취소되면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라 입장료를 전액 환불하고 입장료의 10%를 배상하지만 공공기관은 20%를 배상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공연 시작 전 입장료를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 시점은 10일 전에서 3일 전으로 바뀐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모범거래 모델을 반영해 경영평가제도를 고친 뒤 내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태훈/박재원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