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中企 60% "日 수출규제 지속땐 6개월 이상 못 버텨"

통신장비업체 B사는 신호전송기에 일본산 중앙처리장치(CPU)만 사용하고 있다. 재고가 6개월치가량 남아 있지만 해당 CPU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다른 거래처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일본 수출 규제가 확산되면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직·간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중소제조업 269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수출 제한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 59.0%는 “6개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반도체 제조업, 영상기기 제조업, 방송 및 무선통신장비 제조업 등이다.

관련 산업에 대한 영향이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59.9%로 높았지만 자체적인 대응책을 묻는 말에 46.8%의 업체가 “대책이 없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42.0%는 ‘소재 거래처 다변화에 1년 이상 걸린다’고 예상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는 응답도 34.9%로 높았다. ‘6개월 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업체는 23.1%뿐이었다.현재의 통상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부 지원책(복수응답)으로는 ‘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자금지원’(63.9%), ‘수입국 다변화를 위한 수입절차 개선’(45.4%),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20.1%) 등이 필요한 것으로 답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반도체 대기업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이 최근 일본 정부 수출 규제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다”며 “다음달 초 일본 중소기업사절단이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과의 간담을 통해 민간 차원의 관계 개선 노력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