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전략 발표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5년 뒤 매출 59兆 달성…글로벌 톱5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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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전지·첨단소재 '핵심축'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이 5년 뒤 LG화학을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올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다. 신 부회장은 이를 위해 4대 경영중점 과제를 제시하고 중장기 전략도 내놨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3M 수석부회장 출신으로, LG화학 창사 이후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시장·고객 중심 조직개편
올 R&D에 1조3000억 투입
연구인력도 700명 확대 계획
2024년 매출 두 배로신 부회장은 이날 2024년 LG화학의 매출을 59조원으로 키워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8조2000억원이었다. 5년 뒤 매출이 두 배가 되려면 올해 사상 최초로 매출 30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전지사업 부문과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화학 부문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이를 위해 △시장·고객 중심의 사업 프로세스·포트폴리오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의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경영중점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신 부회장은 “모든 사업 프로세스와 포트폴리오를 제품·기술 중심에서 시장·소비자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LG화학이 잘 해온 연구개발 분야를 대폭 보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올해 R&D 예산을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억원 늘리고, R&D 인력도 6200명으로 지난해보다 700명 확대한다는 설명이다.석유화학 비중 33%로 낮춰
신 부회장은 중장기 전략으로 석유화학·전지·첨단소재를 3대 축으로 정했다. 여기에 신약 등 바이오 분야를 미래 먹거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수행할 장기 육성 분야로 넣었다. ‘3+1 전략’이다.
그는 “석유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며 “기술 우위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등 전지산업과 자동차 전자장비 등 소재산업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신 부회장의 전략대로 꾸려가면 지난해 전체 매출의 58%에 달한 석유화학 비중은 2024년 33%로 낮아지고 전지사업 비중은 같은 기간 22%에서 49%로 높아진다. 첨단소재 비중은 16%에서 15%로 거의 변화가 없지만 전체 매출이 늘면서 매출은 4조7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뛴다.
“일본 수출 규제 이미 대응”신 부회장은 최근 일본 정부의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 움직임과 관련, “특정 물질의 수출 규제에 나선다 해도 LG화학에는 영향이 없다”며 “주요 소재에 대해선 이미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으로 납품처를 다변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향후 수출 규제가) 어떻게 될지 단정할 수 없어 규제 확대를 가정해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LG화학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며 발언을 삼갔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한 종목에 베팅하지 않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로 성장을 거듭할 계획”이라며 “매출 30조원 회사가 5년 안에 두 배 규모로 커진다면 구성원들에게도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