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추경 19일 처리"…이번에도 '졸속 심사' 불보듯

심사 기간 10일에 그쳐
與, 소재 국산화 예산 새로 반영
한국당 "3조6000억원 삭감"
北목선 국정조사가 변수될 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19일까지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심사 기한이 열흘밖에 남지 않아 ‘졸속 심사’ 우려가 나온다.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왼쪽 세 번째)과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이 9일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상욱 바른미래당, 이종배 자유한국당 간사, 김 위원장,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간사. /연합뉴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이종배 자유한국당·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등 예결산위원회(위원장 김재원) 여야 3당 간사는 9일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 일정에 합의했다. 오는 12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종합정책협의를 하고 17~18일 소위원회를 열어 심사한 뒤 19일에 의결하는 일정이다. 지난 4월 25일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한 지 76일 만에 심사에 착수하는 것이다.하지만 일정이 빠듯해 ‘졸속 심사’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예결위 상정 후 본회의 의결까지 2016년 추경안은 17일, 2017년엔 13일이 걸렸다. 지난해 추경안이 1주일 만에 본회의를 통과한 전례가 있지만 그때도 졸속 심사 논란은 피하지 못했다. 민주당 간사인 윤 의원은 “깊이 있게 논의한 후 이번 회기 내 의결해서 경제적 어려움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산업계가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소재산업 국산화 지원 등 관련 예산을 추경에 새롭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라 소재부품산업 육성이 시급해졌다”며 “정부는 그에 필요한 예산을 국회에 더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당정 회의를 개최해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추경액의 대폭 삭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통계왜곡형 일자리 추경, 선심성 퍼주기형이자 총선용 추경은 철저히 심사해서 민생체감형 추경으로 대수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3조6000억원 예산은 철저히 따져 삭감하겠다”고 별렀다.북한 목선 귀순사태 등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 등이 추경 처리 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경제 원탁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야당의 추경 협조를 얻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묻지마 추경 처리’와 나머지를 모두 거래하려고 한다”며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경제 원탁토론회를 모두 즉각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추경 가는 길목에 여러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