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죽어나는데…부산商議 성대한 생일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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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日보복 등 위기 속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악화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산상공회의소와 부산 지역 연구기관들은 관련 기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와중에 부산상의는 오는 16일 창립 130주년 행사에 수억원을 들이는 등 외형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수출입 현황도 모르고
피해 규모 파악도 안돼
수억 들인 130주년 행사 '눈살'
9일 관련 업체와 부산상의 등에 따르면 일본의 한국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부산 지역 경제단체와 기관들 대책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기업 수출입 현황을 모르기 때문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일본 수출입 현황이 없어 정확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회원사에 일본 수출입 여부와 피해 상황 등을 물어보고 있다”며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기업 피해 분석과 대책 마련도 기초 자료가 없어 이뤄지지 않고 있다.사정은 부산의 연구기관들도 마찬가지다. 부산연구원과 부산경제진흥원 등 연구기관들은 한국무역협회 등에서 나오는 수출입 통계를 활용해 추이를 분석할 뿐 개별 업체 피해 상황이나 어려움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무협과 통계청 등에서 나오는 국가 전체 산업의 업종별 피해 현황을 보고 추이를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교수는 “올해로 부산상의가 130주년이고, 연구소도 많은데 아직 주먹구구식으로 전화를 돌려 업계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거창한 행사로 과시욕만 보이지 말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초 통계를 확립하고 서둘러 부산 경제의 자립 회생과 도약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