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재무장관 "정책 이견 많아" 사임…페소 가치 2% 하락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후임 장관에 에레라 재무차관 즉각 임명
멕시코 재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경제 정책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돌연 사임했다고 포로 TV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카를로스 우르수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경제 문제를 두고 의견 차이가 컸다며 현 행정부 내에서 일부 공공정책 결정이 충분한 근거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좌우를 막론하고 경제 정책 수립은 모든 극단주의에서 자유로운 여러 잠재적 영향을 고려하고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고 확신한다며 이런 정책적 의견 불일치 탓에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우르수아 장관은 지난해 12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책적 불화를 거론하며 사퇴한 최고위직이다. 그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재무장관으로 10년간 함께 일하는 등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온건성향 인물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를 향해 중미 불법 이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라는 위협에 발맞춰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정책을 두고 암로 정권 내부적으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토나티우 기옌 전 이민청장이 정부가 불법 이민에 강경 대응하자 이에 반발하며 지난달 사임했고, 후임 이민청장으로 교정청장을 지낸 프란시스코 가르두노가 임명된 바 있다. 재무장관의 사임 소식에 알려지자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한때 2% 넘게 하락했으며 대표 주가지수인 S&P/BMV IPC도 거의 1.5% 하락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시장의 충격을 잠재우기 위해 우르수아 장관의 후임으로 아르투로 에레라 재무차관을 즉각 임명했다.

에레라 신임 장관은 투자자들 사이에 유능한 경제 관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멕시코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예상치 못한 부정적 발전'이라며 정부 내 '중대한 정책ㆍ개인적 갈등'을 암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