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남자와 재가할까 봐" 아내·딸 살해 60대 구속영장

우울증 전력, 달아나지 않고 사흘째 사건 현장에 머물러
경찰 "과대망상 증세로 가족 살해했을 가능성" 판단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아내와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60)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56)와 딸(29)을 흉기로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은 이틀이 지난 9일 알려졌다.

회사원인 이 씨 아내가 월요일인 지난 8일부터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직장 동료 연락을 받은 아내 친구가 9일 오전 이 씨 집을 찾아왔다. 이 씨는 범행 후 달아나지 않고 사흘째 집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밖에서 문을 열어 달라고 독촉하는 소리가 들리자 이 씨는 스스로 문을 열어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씨 아내와 딸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피를 흘리며 거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퇴직 이후 별다른 벌이도 없는 상태에서 아내가 혹시 노후준비를 잘 된 돈 많은 남자와 재가를 할까 두려웠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이어 "안방에서 잠든 아내를 흉기로 먼저 찔렀고 잠에서 깨 저항하면서 도망가는 아내를 거실에서 수차례 찔렀다"며 "비명을 듣고 다른 방에서 나온 딸도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했다"라고도 했다.

이 씨는 범행 뒤 화장실에 숨어 있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 씨는 6~7년 전에 우울증 증세로 두 달가량 약을 먹은 적이 있고 최근에는 불면증, 식욕부진 등 증세로 정신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씨가 잘못된 상상이 지나친 과대망상 증세로 가족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