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재개 진통, 갈 길 먼 데 '마중물' 놓고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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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산물부터 구매하라" vs 중 "화웨이 제재 해제해야"
첫 협상 날짜도 공개 안 돼, 본협상 가도 난제 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 전쟁을 멈추고 협상에 복귀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양국 대표단의 대면 협상 날짜도 공개되지 않으면서 초반부터 양국 간 대화에 진통이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두 정상이 모호한 방식으로 대화 재개 합의를 하고 양국이 '아전인수' 격으로 그 결과를 해석하면서 초반부터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정상은 오사카 담판에서 무역 협상을 재개하고, 협상 중 미국은 추가 대중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난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대량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미국 회사들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반도체 칩 등 제품을 계속 공급하도록 허용하겠다면서 화웨이 제재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미중은 대화 재개의 '마중물' 격인 두 조치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면서 상대방이 먼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오사카 회담에서 미국 농산물 대량 구매 약속을 했다고 수차례 공개 압박을 가했다.하지만 정작 중국 측의 당시 발표문에는 미 농산물 대량 구매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약속을 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중국에 조속한 '약속' 이행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즉각적으로,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것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재촉했다.
거꾸로 중국은 미국에 화웨이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화웨이를 계속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둠으로써 제재의 큰 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미국 회사의 화웨이 수출 금지 원칙을 지속하면서 개별 건마다 심사를 해서 국가 안보에 위해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예외적으로 승인해주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의 성에 찰 리가 없다.
이처럼 미중 양국이 갈 길이 먼 무역 협상의 본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대화가 순조롭게 풀려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양국 정상의 휴전 합의 이후 처음으로 9일 중국 류허 부총리와 중산(鍾山) 상무부장 등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양측은 대화 재개 조건을 둘러싼 제한된 논의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부터 중국이 '굴욕 타결'은 없다면서 강경 태도로 선회한 가운데 미중 양국은 상호 고율 관세 완전 철폐,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 시정을 위한 법률개정 약속의 합의문 명기,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규모 등을 놓고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미식축구에 빗대어 상대편 진영 라인 끝부분에서 나아가는 것이 특별히 힘들다고 지적하고, 상대적으로 일부 이슈 해결의 어려움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협상이 갓 재개되는 국면에서 미국이 '화약고'인 대만과 홍콩 카드를 다시 꺼내며 중국을 압박하는 것도 무역 협상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8일 대만에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팅어 미사일 등 22억 달러(약 2조6천억원) 이상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고 중국은 '난폭한 내정 간섭'이라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반중국 성향의 홍콩 언론 재벌 지미 라이(라이치잉[黎智英])를 접견하고 '홍콩의 자율성'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중 간 반목 구도가 장기화하면서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 블랙록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구도가 고착화하고 지속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제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연합뉴스
첫 협상 날짜도 공개 안 돼, 본협상 가도 난제 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 전쟁을 멈추고 협상에 복귀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양국 대표단의 대면 협상 날짜도 공개되지 않으면서 초반부터 양국 간 대화에 진통이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두 정상이 모호한 방식으로 대화 재개 합의를 하고 양국이 '아전인수' 격으로 그 결과를 해석하면서 초반부터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정상은 오사카 담판에서 무역 협상을 재개하고, 협상 중 미국은 추가 대중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난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대량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미국 회사들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반도체 칩 등 제품을 계속 공급하도록 허용하겠다면서 화웨이 제재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미중은 대화 재개의 '마중물' 격인 두 조치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면서 상대방이 먼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오사카 회담에서 미국 농산물 대량 구매 약속을 했다고 수차례 공개 압박을 가했다.하지만 정작 중국 측의 당시 발표문에는 미 농산물 대량 구매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약속을 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중국에 조속한 '약속' 이행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즉각적으로,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것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재촉했다.
거꾸로 중국은 미국에 화웨이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화웨이를 계속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둠으로써 제재의 큰 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미국 회사의 화웨이 수출 금지 원칙을 지속하면서 개별 건마다 심사를 해서 국가 안보에 위해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예외적으로 승인해주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의 성에 찰 리가 없다.
이처럼 미중 양국이 갈 길이 먼 무역 협상의 본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대화가 순조롭게 풀려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양국 정상의 휴전 합의 이후 처음으로 9일 중국 류허 부총리와 중산(鍾山) 상무부장 등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양측은 대화 재개 조건을 둘러싼 제한된 논의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부터 중국이 '굴욕 타결'은 없다면서 강경 태도로 선회한 가운데 미중 양국은 상호 고율 관세 완전 철폐,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 시정을 위한 법률개정 약속의 합의문 명기,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규모 등을 놓고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미식축구에 빗대어 상대편 진영 라인 끝부분에서 나아가는 것이 특별히 힘들다고 지적하고, 상대적으로 일부 이슈 해결의 어려움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협상이 갓 재개되는 국면에서 미국이 '화약고'인 대만과 홍콩 카드를 다시 꺼내며 중국을 압박하는 것도 무역 협상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8일 대만에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팅어 미사일 등 22억 달러(약 2조6천억원) 이상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고 중국은 '난폭한 내정 간섭'이라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반중국 성향의 홍콩 언론 재벌 지미 라이(라이치잉[黎智英])를 접견하고 '홍콩의 자율성'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중 간 반목 구도가 장기화하면서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 블랙록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구도가 고착화하고 지속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제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