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불확실성' 26번 외친 파월, 금리 인하 다리를 건너다

금리와 실업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였습니다.

그는 10일(현지시간) 미 의회 증언에서 미·중 무역전쟁 휴전과 호조를 보인 6월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주 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그리고 증언 내내 ‘불확실성’(uncertainty)라는 단어를 26번이나 써가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은 시장에 맞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확실히 보여줬다"며 "그정도 '불확실성'이라면 최소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는 보장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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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장중 사상 최초로 3000을 넘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화답했습니다. 또 채권 금리는 급락했고,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시장은 이제 7월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는 기정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증언
0.50%포인트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만약 11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여전히 낮게 나오고, 오는 26일 발표될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0% 포인트 밑으로 떨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예상입니다.

이날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의 완화적 멘트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홀로 금리 인하에 투표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낮은 인플레이션과 무역분쟁을 언급하면서 또 다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12개월내 침체에 빠질 확률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과연 금리 인하가 사상 최고 수준인 시장을 지속적 상승세로 이끌 수 있을까 하는 데 쏠리고 있습니다.펀드스트랏에 따르면 1971년 이후 Fed가 통화정책을 바꿔 처음 금리 인하를 시작한 뒤 증시 상승 확률은 100%였습니다. 다만 단서가 붙습니다. 경제가 침체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1954년부터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한 적은 16번 있습니다. 이중 6개월 뒤를 따졌을 때 시장이 상승한 건 11번입니다. 하지만 5번은 하락했고 특히 가장 최근인 2001년, 2007년 등은 10% 안팎 떨어졌습니다. 2001년은 IT버블이 터졌고, 2007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침체의 나락에 빠졌었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미 경제는 이번에 침체를 피해갈 수 있을까요.뉴욕연방은행(NY Fed)은 매달 12개월 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산출하는 데, 지난 5일 이 확률은 32.88%로 치솟았습니다.

이 확률이 32.88%에 달한 뒤 미 경제가 침체를 겪지 않은 적은 1967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없습니다. 32.88%를 넘은 뒤 9번 중 8번 침체에 빠진 겁니다.

뉴욕 Fed는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3개월물-10년물)를 활용합니다. 그런데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는 지난 5월 역전된 이후 한 달 넘게 역전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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