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혁명' KTX驛 주변 새 투자처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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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천·수원서도 KTX‘꿈의 속도 혁명.’ 고속철도(KTX)는 2004년 4월 개통 당시 혁명이라 불렸다. 기존 철도(무궁화·새마을호)보다 2.5배 빠른 시속 300㎞ 속도로 전국을 누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대에 주파했다. 전국은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혀졌다. 이용객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6년 연간 6400만 명이 KTX를 이용했다. 2004년(1900만 명)보다 세 배 넘게 늘었다.
SRT로 강원·경북까지 연결
이 속도 혁명은 2025년께 한걸음 더 나아갈 전망이다.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에서도 서울 강남을 오가는 고속철 교통편이 생겨서다. KTX·SRT(수서발고속철) 정차역은 51개 역에서 10여 개 역이 더 늘어난다. 정부는 전국 곳곳에 단절 구간을 이어 고속철이 지날 철도망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그때 되면 전국은 두 시간 생활권으로 거듭난다. 이에 고속철 역 주변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2024년이 되면 인천과 경기 수원에서도 KTX를 탈 수 있게 된다. 인천발 KTX 직결사업은 수인선 송도역부터 경기 화성 봉담읍 내리 경부고속철도 본선까지 KTX가 운행할 수 있도록 철로를 연결한다. 수인선 송도역과 어천역, 안산선 초지역에 KTX가 정차한다. 개통 후 인천에서 부산까지 2시간40분, 광주까지 1시간55분 만에 닿는다.
수원발 KTX 직결사업은 경부선 서정리역과 SRT 지제역 사이 9.45㎞ 구간을 잇는 사업이다. 수원발 KTX 노선이 완공되면 당초 68분 걸리던 수원~대전 간 이동시간이 45분으로 줄어든다. 광주 송정역까지도 195분에서 83분으로 단축된다.
원주~강릉 구간은 2017년 12월 KTX 운행을 시작했다. KTX강릉선이다. 강릉에서 출발해 서원주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양평~상봉~청량리~서울역을 지나는 노선이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222.7㎞ 거리를 1시간58분 만에 도착한다. KTX강릉선은 개통 한 달 동안 34만 명을 실어 날랐다.국토 동서를 가르는 경강선은 여주~원주를 비롯해 월곶~판교(경기 시흥시 월곶역~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구간이 단절돼 있다. 판교~여주, 원주~강릉 구간은 각각 2016년 4월과 2017년 12월 개통했다. 월곶~판교선은 2021년 착공이 목표다. 개통 뒤엔 인천에서 강릉까지 두 시간대에 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흥·광명·안양시 등 수도권 서남권을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는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철도 교통이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SRT도 전국을 달린다. 첫걸음은 수서~광주선(강남구 수서역~광주시 경기광주역)이다. 서울 수서역과 경기 광주역까지 19.2㎞ 구간을 잇는다. 이 가운데 수서∼모란∼삼동 15.5㎞ 구간을 신설하고 삼동∼광주 3.7㎞ 구간은 기존의 노선을 활용한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강원 경북 등의 구석구석까지 SRT가 오가는 토대가 마련된다. 개통 뒤 우선 판교~여주선(2016년 개통)과 닿는다. 이어 지금은 단절 구간인 여주~원주선(2023년 개통)과 만난다. 2023년까지 경기 여주역과 강원 서원주역 사이 21.9㎞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이후 여주~원주선 종착역인 원주(서원주역)에서는 경강선(인천~강릉), 중앙선(청량리~부산)과 연결된다.
SRT 개통 뒤 일대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보였다. SRT 동탄역 주변 청계동 ‘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지난 5월 7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SRT 개통 시기인 2016년 12월(5억5000만원) 대비 2억원 넘게 뛰었다. 지난해 4월 금성백조가 동탄2신도시 C7블록에 분양한 ‘동탄역 예미지 3차’는 1순위 청약에서 106.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철도 건설은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 교통망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역 개통 호재는 더 크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