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효자'된 한화건설

한화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에 비상장 자회사인 한화건설이 ‘비빌 언덕’으로 떠올랐다. 한화는 한화생명 등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으로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는 2만5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하락률은 17.22%에 달한다. 방위산업 등 자체사업 부진과 자회사인 한화생명의 실적 악화가 겹친 탓이 컸다.는 분석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화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5.1% 감소한 1조7129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건설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전날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설명회(IR)에서 올해 30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해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1회성 환입 비용 240억원을 빼고 계산하면, 1년 전보다 6.2% 늘어난 수치다. 한화건설의 작년 별도 영업이익은 3074억원으로 한화 연결영업이익의 17.0%를 차지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사업 규모가 총 101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동안 사업진척에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1~2년 새 국제 유가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정상궤도에 올랐다.수도 바그다드와 이 신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신도시 내 병원, 정수장 등 추가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화건설은 총 사업비 1조7000억원 규모인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로도 지난 9일 선정됐다.

다만 저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한화생명의 실적 부진은 한화 주가반등의 걸림돌로 꼽힌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올해 대규모 순이익 감소가 전망된다”며 “한화생명의 실적부진이 연결로 잡히면서 한화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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