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야당 대표와 셀카 찍었다고…타이항공 승무원들 '경고'

경영진 "국영기업, 정치적 중립성 지켜야"…쁘라윳 정권 의식?
태국 타이항공 승무원들이 유력 야당 대표와 셀카를 찍었다는 이유로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11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타이항공 수멧 담롱차이탐 국제부문 사장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수멧 사장은 "우리 회사는 국영 기업이다.

모든 문제에서 중립적인 조직이다.타이 항공 국제부문 직원들은 이 조직을 대표한다.

유니폼을 입고 있거나 우리의 로고를 보여주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여러분의 모든 행동이 우리 조직을 대표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의도도 없이 우리가 진심으로 한 행동도 (다른 이들에 의해) 우리 조직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수멧 사장의 메시지는 태국 반군부진영의 '40대 기수' 타나톤 중룽르앙낏 퓨처포워드당 대표가 탑승했던 타이항공 여객기의 승무원들이 타나톤 대표와 함께 찍은 셀카를 온라인에 올린 것을 두고 논란이 인 가운데 나왔다.

부유한 기업인 출신인 타나톤 대표는 쿠데타 약 5년 만에 치러진 지난 3월 총선에서 군정 연장 종식을 주장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당을 창당 1년 만에 제3당으로 끌어올리며 태국 정치권의 스타로 떠올랐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에게 패하긴 했지만, 총리 선거에서는 반군부진영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이 때문에 군부를 기반으로 하는 쁘라윳 정권에 타나톤 대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총선 이후 군부는 학생운동가에게 도주 차량을 제공했다며 2015년 일을 뒤늦게 끄집어내 '폭동선동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국영기업인 타이항공 경영진의 경고는 2기 임기를 시작한 쁘라윳 정권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