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산비탈 그림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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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을 가로질러 뻗은 쥐라 산맥에서 한 산악인이 비탈에 그려진 커다란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다정한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여자아이가 손가락을 뻗어 어딘가를 가리키며 남자아이에게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그림 너머엔 새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펼쳐져 있다. 산악인은 그림에 반한 듯 가던 길을 멈추고 자전거에서 내려 감상하고 있다.
이 작품은 ‘사이페’라는 예명을 가진 프랑스 출신 화가 기욤 르그로가 그렸다. 작품명은 ‘우정의 밀수꾼’. 스위스와 프랑스의 우정을 그림에 담았다. 2500㎡에 달하는 크기로 4일에 걸쳐 그렸다. 잔디에 그림을 그렸지만 전혀 자연을 해치지 않는다.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숯, 분필, 유즙단백질 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림은 잔디가 자라고 비가 내리면 자연스럽게 색을 잃는다. 사이페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언젠가 산에서 우연히 그의 작품과 마주한다면 신기하면서도 가슴이 벅찰 것 같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