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지리산서 만난 소중한 인연 풀어냈죠"

은행 지점장의 인생2막 도전기
정영혁 대표, 《여행은…》에 담아
“퇴직을 말리던 사람들도 책을 읽은 뒤에는 ‘샐러리맨의 로망’이라며 다들 부러워합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정영혁 노고단 게스트하우스&호텔 대표(57·사진)가 최근 《여행은 사람이다-지리산 이야기》(아마존북스)라는 책을 냈다. 정 대표가 6년간 지리산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책으로 엮었다. 히말라야, 킬리만자로 트레킹 등 정 대표의 여행기도 담겨 있다.지리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 전, 정 대표는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24년간 은행원으로 일했다. 영업점에서만 근무하며 기업RM(기업금융담당)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소위 스타 지점장이던 그는 2013년 동대문지점장을 끝으로 50대 초반의 나이에 사표를 냈다.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성향이 영업과 잘 맞았죠. 그러나 ‘잘나가던’ 선배 지점장들도 회사를 그만둘 무렵에는 다들 힘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역동성을 잃기 전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인생 2막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정 대표는 퇴사 뒤 지리산으로 들어갔다. 지리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 지리산의 한 호텔에 취직해 3년간 현장 노하우를 배웠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서울은 물론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는 게 유일한 취미인 40년 산행 경력자”라며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휴가를 내고 2010년 안나푸르나, 2012년 에베레스트를 다녀왔을 정도로 산에 미쳐 있었다”고 했다.2016년 객실 40개 규모의 노고단 게스트하우스&호텔을 개장했다. 그는 “연면적 1600㎡가 넘는 건물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건 기본”이라며 “인근 지역 특성과 손님들의 패턴을 숙지하는 데만 2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행도 많이 다녔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매일 여행객을 받고 있지만 결국 여행은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제는 제 애인과도 같은 지리산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인생의 후반전을 보내고 싶습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