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장어젤리·호주선 캥거루 스테이크 '원기 보충'

안효주 기자의 안물안궁

다른 나라에선 보양식으로 뭘 먹을까
초복이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보양식 한 그릇을 먹게 되는 날. 한국의 보양식은 삼계탕과 장어가 대표적이다. 다른 것도 있다고 할 사람이 있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대표적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말 정도로 정리하고 생략.

외국 사람들도 당연히 보양식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알아봤다. 무더운 계절 별미를 찾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영국에선 장어젤리를 먹는다. 장어를 푹 삶아 젤리 형태로 굳혀서 차갑게 만든 음식이다. 18세기 오염된 템스강에서 살아남은 물고기는 장어뿐이었다. 굶주린 사람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장어를 잡아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젤리로 만들었다.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즐겨 먹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호주 사람들은 캥거루 스테이크(사진)를 먹는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철분이 많아 전통적인 영양식으로 꼽힌다. 이색 보양식이라고 할 만하다.

프랑스와 스페인 보양식은 평범하다. 프랑스의 ‘포토푀’는 커다란 냄비에 소고기와 감자, 당근 등 채소를 넣고 푹 끓여낸 수프다. 스페인은 토마토 냉수프 ‘가스파초’를 만들어 먹는다. 토마토 4~5개를 갈아 올리브유와 소금 약간을 넣고 오이, 양파 등을 곁들인 요리다. 가스파초는 아랍어로 ‘젖은 빵’이란 뜻이다. 12세기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을 때 요리법도 함께 전해졌다.

동남아시아 전문 음식점이 흔해지며 국내에서도 태국 음식을 쉽게 즐기게 됐다. 많이 먹는 ‘?얌꿍’은 태국 현지의 여름 보양 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 시큼한 국물을 뜻하는 ‘?얌’과 새우를 가리키는 ‘꿍’이 합쳐진 이름처럼 새우를 먹으며 고온다습한 여름을 이겨낸다.중국은 우리처럼 삼복이 있는 나라다. 중국에 “초복은 교자, 중복은 밀가루로 만든 면, 말복은 달걀로 부친 밀전병”이라는 말이 있다. 채소를 듬뿍 넣은 교자로 영양분을 섭취하고, 따뜻한 국수 육수로 더위를 이기려는 것이다. 또 한국인들이 삼계탕을 찾듯 중국인들은 계란으로 단백질을 보충한다.

삼계탕 대신 장어를 챙겨 먹는 나라도 있다. 일본은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라는 날에 장어를 잡는다. 올해는 7월 27일이다. ‘우시노히(丑の日)’는 12간지 중 ‘소(丑)’에 해당하는 날이다. 과거에는 단어의 발음 ‘우’가 들어가는 말고기 소고기 토끼고기 등 여러 종류의 고기를 이날 먹었다. 지금은 장어가 주요 식재료로 남았다. ‘가바야키(かばやき)’는 장어 뼈를 바르고 토막 내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요리다.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