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정헌법서 김정은 국가수반 명시

김정일 상징 '선군사상' 등 삭제
북한이 지난 4월 개정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의 지위에 대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이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임을 공식화했다. 남한의 국회 격인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4월 11일 제14기 1차회의를 열고 헌법을 개정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내나라가 11일 공개한 개정 헌법은 제100조에서 ‘국무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영도자’라고 명시했다. 2016년 6월 개정된 헌법에서는 ‘최고영도자’라고만 돼 있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대목은 없었다. 지금까지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이었다. 김정은의 군 통수권을 명시한 102조에는 ‘무력총사령관’이라는 새로운 호칭이 등장했다.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헌법상 최고지도자가 됐다는 의미는 정상국가를 지향하겠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개정 헌법에서는 김정일 시대를 상징하는 ‘선군사상’ 및 ‘선군정치’도 삭제됐다. 김정은 체제 들어 노동당 중심의 사회주의 정통 국가의 국정 운영이 정상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일성·김정일을 우상화한 ‘민족의 태양’ 등의 표현이 무더기로 삭제된 점도 눈에 띈다. 최근 역대 최고지도자의 우상화 선전에서 ‘신격화’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이란 표현은 유지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핵보유국 자격으로 임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