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워치] 日은 싸움에 자신있나…'출혈' 걱정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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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아직 본격적인 경제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보고 시장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냥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일까요.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3대 소재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이들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들의 7월 하락폭이 2~3%대에 머물러 낙폭은 그리 크지 않은 모습입니다.
지난 1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조치 발표 이후 10일까지 3대 소재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감광액인 레지스트 생산업체 JSR은 이달 들어 주가가 3.88%떨어졌고, 신에쓰화학공업은 2.44% 하락했습니다. 도쿄오카공업 주가는 오히려 이 기간에 3.42% 상승했습니다. 레지스트 생산업체들의 주가 하락 폭이 생각보다 작은 것은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이 된 포토레지스트가 최첨단 제조공정용 제품에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1나노미터 초과 193나노미터 미만 파장의 빛에서 사용하기 최적화된 소재’를 규제 강화 대상에 올렸는데 이는 현재 반도체 양산 제품이 아니라 차세대 제품에 적용되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는 ‘미래 먹거리’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위협을 하면서 당장 일본 소재기업의 매출 피해는 크지 않도록 하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입니다.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일본 정부 조치에 따른 영향이 큽니다. 불화수소 생산업체인 스텔라케미파는 7월에 주가가 5.80%하락했습니다. (또 다른 주요 불화수소 생산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은 비상장 업체입니다.) 고순도 불화수소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출규제 대상이 되는 만큼, 회사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아직 주가 하락폭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스텔라케미파 주가는 12일 오전 장에서 0.9%가까이 오른 만큼 7월 전체 낙폭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폴더폰에 사용되는 소재인 플루올린폴리이미드와 불화수소 생산하는 스미토모화학 주가도 이달 하락률이 1.80%에 그쳤습니다. 전체적으로 현재 이들 회사들이 생산하는 소재의 수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수출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반영된 듯합니다. 이치가와 마사히로 스미토모DS애샛매니지먼트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봤습니다.
이번 한·일 경제전쟁에서 일본이 한국에 비해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점이 반영된 듯 닛케이225지수는 이달 들어 1.73%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가 2.35%하락한 것과는 대조를 보입니다.주가 하락폭은 아직까진 크지 않습니다만 3대 소재 생산업체들의 ‘불안’과 ‘피해 가시화‘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3대 품목 생산업체들은 수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뀐 탓에 각종 서류신청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텔라케미파는 이달 들어 수출신청을 일부 시작했고 “심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모른다”고 답답해했습니다. 스텔라케미파는 이 같은 서류 심사 절차가 적은 싱가포르 공장 생산분을 한국에 수출하려고 해도 싱가포르 생산규모가 일본의 9분의 1에 불과해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며 초조해하고 있습니다. 모리타화학공업도 “신청 서류양이 엄청나 서류작업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초시경제연구소는 “만약 한국 수출길이 막히면 회사당 연간 수십억엔의 영업이익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이 그동안 거래해왔던 일본 업체 대신 한국 내에서 대체생산에 나설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도쿄오카공업은 자사가 생산하는 레지스트 제품을 한국 내 기업들이 대체생산 가능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한국 내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소재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조기해결을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 증시도 짐짓 태연한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향후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편안하게 관전만 하고 있지만은 못할 것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지난 1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조치 발표 이후 10일까지 3대 소재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감광액인 레지스트 생산업체 JSR은 이달 들어 주가가 3.88%떨어졌고, 신에쓰화학공업은 2.44% 하락했습니다. 도쿄오카공업 주가는 오히려 이 기간에 3.42% 상승했습니다. 레지스트 생산업체들의 주가 하락 폭이 생각보다 작은 것은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이 된 포토레지스트가 최첨단 제조공정용 제품에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1나노미터 초과 193나노미터 미만 파장의 빛에서 사용하기 최적화된 소재’를 규제 강화 대상에 올렸는데 이는 현재 반도체 양산 제품이 아니라 차세대 제품에 적용되는 기준이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는 ‘미래 먹거리’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위협을 하면서 당장 일본 소재기업의 매출 피해는 크지 않도록 하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입니다.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일본 정부 조치에 따른 영향이 큽니다. 불화수소 생산업체인 스텔라케미파는 7월에 주가가 5.80%하락했습니다. (또 다른 주요 불화수소 생산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은 비상장 업체입니다.) 고순도 불화수소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출규제 대상이 되는 만큼, 회사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아직 주가 하락폭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스텔라케미파 주가는 12일 오전 장에서 0.9%가까이 오른 만큼 7월 전체 낙폭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폴더폰에 사용되는 소재인 플루올린폴리이미드와 불화수소 생산하는 스미토모화학 주가도 이달 하락률이 1.80%에 그쳤습니다. 전체적으로 현재 이들 회사들이 생산하는 소재의 수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수출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반영된 듯합니다. 이치가와 마사히로 스미토모DS애샛매니지먼트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봤습니다.
이번 한·일 경제전쟁에서 일본이 한국에 비해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점이 반영된 듯 닛케이225지수는 이달 들어 1.73%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가 2.35%하락한 것과는 대조를 보입니다.주가 하락폭은 아직까진 크지 않습니다만 3대 소재 생산업체들의 ‘불안’과 ‘피해 가시화‘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3대 품목 생산업체들은 수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뀐 탓에 각종 서류신청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텔라케미파는 이달 들어 수출신청을 일부 시작했고 “심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모른다”고 답답해했습니다. 스텔라케미파는 이 같은 서류 심사 절차가 적은 싱가포르 공장 생산분을 한국에 수출하려고 해도 싱가포르 생산규모가 일본의 9분의 1에 불과해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며 초조해하고 있습니다. 모리타화학공업도 “신청 서류양이 엄청나 서류작업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초시경제연구소는 “만약 한국 수출길이 막히면 회사당 연간 수십억엔의 영업이익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이 그동안 거래해왔던 일본 업체 대신 한국 내에서 대체생산에 나설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도쿄오카공업은 자사가 생산하는 레지스트 제품을 한국 내 기업들이 대체생산 가능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한국 내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주요 소재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조기해결을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 증시도 짐짓 태연한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향후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편안하게 관전만 하고 있지만은 못할 것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