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의 굴욕'…가맹점 늘어도 결제액 1억원대 '맴맴'

네이버앱에 표시된 가맹점들
'이용 불편'에 결제 중단하기도
점포당 하루 평균 647원 불과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가맹점을 확대하고 이용자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지도 앱(응용프로그램)에 표시된 제로페이 가맹점 정보가 부정확한 데다 결제 확인·취소 절차가 복잡해 제로페이 결제를 중단하는 가맹점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네이버지도에 ‘제로페이’를 검색하니 제로페이로 결제 가능한 가맹점이 표시됐다. 하지만 표시된 모든 가맹점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청역 근처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 가보니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제로페이 결제를 요청하자 카페 직원 A씨는 “단말기를 설치했지만 번거로워서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거나 결제를 취소하려면 점장의 휴대폰이 필요하다”며 “항상 비치해둘 수도 없고 제로페이 결제 때문에 휴대폰을 두 대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제로페이를 지원한다는 팻말도 치웠다”고 설명했다.

‘판매자 QR 방식’을 이용하는 가맹점은 점주가 제로페이 전용 앱에 ‘직원등록’을 하지 않으면 직원이 휴대폰으로 결제금액을 확인하거나 취소할 수 없다. 제로페이 결제 방식은 판매자가 소비자의 휴대폰에 생성된 QR코드를 단말기로 인식하는 ‘소비자 QR 방식’과 소비자가 휴대폰으로 판매자의 QR코드를 인식하는 ‘판매자 QR 방식’으로 나뉜다. 서울시 관계자는 “판매자 QR 방식을 쓰는 가맹점에서 직원이 가족이면 직원등록을 하지만 아니면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점주가 등록하지 않으면 직원이 결제금액을 확인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한 소비자 QR 방식은 가맹점이 제로페이와 연동되는 POS 기기를 별도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더디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역 근처 약국 등도 네이버지도상엔 가맹점으로 표시돼 있지만 제로페이 결제가 불가능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제로페이 하루 평균 결제 건수는 8945건, 결제액은 1억6947만원에 그쳤다. 가맹점 수가 26만2000개인 점을 고려하면 점포당 하루 결제액은 647원에 불과하다.

추가영 기자/남정민 인턴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