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김현미 엄포에도…서울 아파트 9개월만에 최대 상승

서울 아파트 주간단위 매매가격이 지난해 9.13대책을 시행한 이후 9개월만에 가장 큰폭으로 올랐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때가 됐다고 밝히는 등 가격 억제에 나섰지만 되레 더 뛰는 모양새다.

12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0.01%로 8개월만에 상승반전한 이후 4주 연속 상승했다. 이후 0.06%, 0.09% 등으로 상승폭을 키워오고 있다.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와 강동·마포·양천·광진·금천·도봉구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강남권 상승세가 지난주 강북지역으로 퍼진데 이어 이번주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송파구(0.29%)가 0.3% 가까이 급등했다. 강동구(0.21%), 마포구(0.21%), 서초구(0.20%) 등 강남권에서 0.2%이상 상승한 구가 여럿 나왔다. 강동구는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초강세를 보였다. 입주 쇼크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빗나가는 모습이다.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양천구(0.19%)의 상승률도 높았다. 금천구(0.13%), 도봉구(0.12%), 노원구(0.11%) 등 서울 외곽까지 골고루 상승했다. 보합을 보인 관악·은평·중랑·중구 등을 제외한 서울 대부분의 구가 상승했다. 강동구는 둔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전주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잠원동과 반포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다. 재건축 예정 단지와 입주 5년 이하 신규 단지들이 기존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면서 상승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마포구는 공덕동, 신공덕동, 염리동, 아현동 등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증가했다.
전주 보합을 보였던 경기지역은 이번주 -0.0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하락폭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 계단식 하락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명 등 개발호재가 있는 곳은 국지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32.8를 기록해 전주(30.4) 대비 소폭 상승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지난주 70선을 돌파한 데 이어 75.2를 기록해 8주 연속 상승했다. 고준석 동국대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새아파트 공급이 대폭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집값 상승폭이 커졌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강화 등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서울 공급을 억제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