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불화수소', 러시아가 한국에 공급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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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관계자 "정부 현재 검토중"…韓 기업들 수입처 '대체재' 가능할지 관심
"공급선 변경 쉽지 않아…실효성·상용성 여부 따져 봐야" 신중론도러시아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될 경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 될 수 있어 추후 논의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측이 외교라인을 통해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가 경쟁력 면에서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혹은 더 우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 역시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정부로부터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세한 사항까지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러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그런 내용을 전달한 바는 있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부분"이라고 말했다.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는 형석 등 소재 생산을 위한 원자재 부존량이 많으며, 기초화학 원천기술에 강점이 있어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민간 또는 정부 간 한러 협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불화수소 협력 가능성에 대해 관련 부처와 연구기관 등을 통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러시아에서 한국의 어느 정부 부처에 제안했는지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앞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무 부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들어올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지만, 만일 러시아산 공급이 현실화하고 일본이 실제로 수출을 끊는다면 국내 업체들도 공급선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다만 일부에서는 공급선 변경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급선이 바뀔 경우 불화수소에 대한 시험 기간을 거쳐야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불화수소 공급선을 한번 정할 경우 매우 장기간 그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 역시 이런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공급한 불화수소가 일본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소재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공급은 장기대책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단기대책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순도가 아무리 높아도 반도체에 필요한 스펙(사양)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불화수소 제품을 채택하려 할 경우 스펙을 맞추기 위해 1∼2년 수정을 거듭하면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현재 대만·중국산 제품은 반도체용으로 맞춰왔던 것들이어서 지금 쓰고 있는 제품에 근접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대만산, 중국산은 순도가 떨어져서 불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러시아산 공급 방안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산업부 당국자는 "현재 (러시아산 도입이 가능한지) 확인 중"이라면서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실제로 들여올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하고, 들여온다고 해도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와 함께 상업화가 가능한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급선 변경 쉽지 않아…실효성·상용성 여부 따져 봐야" 신중론도러시아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될 경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 될 수 있어 추후 논의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측이 외교라인을 통해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가 경쟁력 면에서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혹은 더 우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 역시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 정부로부터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세한 사항까지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러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에 그런 내용을 전달한 바는 있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부분"이라고 말했다.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는 형석 등 소재 생산을 위한 원자재 부존량이 많으며, 기초화학 원천기술에 강점이 있어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민간 또는 정부 간 한러 협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불화수소 협력 가능성에 대해 관련 부처와 연구기관 등을 통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러시아에서 한국의 어느 정부 부처에 제안했는지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앞으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무 부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들어올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지만, 만일 러시아산 공급이 현실화하고 일본이 실제로 수출을 끊는다면 국내 업체들도 공급선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다만 일부에서는 공급선 변경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급선이 바뀔 경우 불화수소에 대한 시험 기간을 거쳐야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불화수소 공급선을 한번 정할 경우 매우 장기간 그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 역시 이런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공급한 불화수소가 일본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소재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공급은 장기대책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단기대책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순도가 아무리 높아도 반도체에 필요한 스펙(사양)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불화수소 제품을 채택하려 할 경우 스펙을 맞추기 위해 1∼2년 수정을 거듭하면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현재 대만·중국산 제품은 반도체용으로 맞춰왔던 것들이어서 지금 쓰고 있는 제품에 근접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대만산, 중국산은 순도가 떨어져서 불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러시아산 공급 방안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산업부 당국자는 "현재 (러시아산 도입이 가능한지) 확인 중"이라면서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실제로 들여올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하고, 들여온다고 해도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와 함께 상업화가 가능한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