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유일한 목격자, 회 배달 시켰다가 소름…"99% 범인"

'그것이 알고싶다'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재조명
목격자 "횟집 사장, 몽타주와 유사"
횟집 사장 이 씨 "2001년엔 대구 안 가"
대구 총포사 살인 사건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18년 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이 재조명 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서다.

지난 11일 방송에서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단서가 공개됐다. 2001년 12월 A씨의 아버지는 7번 칼에 베인 후 과다출혈로 숨졌다. 시신 복부엔 19.5cm의 찔린 자국이 있었으나 핏자국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숨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 찌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인은 잔인하고 계획적인 전문 킬러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후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연쇄적인 범죄가 일어났다. 은행에 엽총을 든 강도가 3분여만에 1억 26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보도에 따르면 살인, 총기 탈취, 은행강도, 차량 방화 등 사건은 한 사람에 의해 14일 간 일어났다. 범인 그 어디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목격자가 있었다.

지난 5월 공개된 범인의 몽타주는 키 170~175cm, 배와 가슴이 나와 몸이 좋아보이고 안면부 전체가 앞으로 튀어나온 듯 한 깡패나 건달 같은 느낌을 주는 인상이다. 또 경상도 말씨를 쓰는 남성으로 남성용 스킨 냄새가 났다고.

2001년 범인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는 사건 이후 7년 뒤 우연히 회 배달주문을 했다. 회를 받기 위해 문을 연 순간 비닐봉지를 들고 서 있던 남성은 2001년 사건 범인 몽타주와 너무도 닮아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이 사람을 또 마주칠 수 있는 것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생각했다. 제 느낌에는 99% 거의 같은 사람이라고 보였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목격자의 기억을 토대로 한 시골 마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를 찾았다.

이웃 주민들은 "이 씨가 술을 먹으면 싸움을 하려고 칼을 든다"며 "사람 찌른 적은 없다는데 공갈을 친다. 엽총도 가지고 다닌다"고 입을 모았다. 제작진은 이 씨에게 '2001년에 뭐 하셨냐'고 물었고 그는 "2000년도 쯤엔 대구에 간 적 없다"면서 강조했다. 제작진은 사건 범인의 몽타주를 보여줬다. 이때 이 씨는 몽타주 속 남자의 생김새 대신 '흔적 없는 살인'에 대해 강조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그가 2001년 이야기를 할 때만 회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 지인은 "예전에 이 씨가 아침에 전화를 해서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왜 죽였냐고 물으니 차차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 씨는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저는 그런 것 모른다"라고 말하면서 지인과의 통화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괴로워서 그랬다"고 반복적으로 답했다.

총포사 사장의 가족은 지금도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아들은 "범인이 다시 와서 해코지를 할까 봐 너무 무섭다"라며 "어머니는 범인이 잡히는 걸 더 무서워한다. 잡아도 증거가 없으면 또 풀려나올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원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해당 사건 담당 경찰은 "작은 것이라도 제보를 주면 경찰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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