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퀸' 김아림, 막판 9언더파 폭풍 버디쇼…상반기 화려한 피날레

MY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 우승
KLPGA 2승째

2타차 공동 5위로 3라운드 출발
10~14번홀까지 연속 버디 행진
3연속 버디에 이은 5연속 버디, 우승 세리머니나 마찬가지였던 16번홀(파4) 버디까지. 하루에만 9타를 줄인 ‘장타 여왕’ 김아림(24)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승을 깔끔한 역전승으로 신고했다. 14일 경기 여주 솔모로CC(파72·6527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 MY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에서다.
김아림이 14일 경기 여주 솔모로CC(파72·652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 MY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을 제패한 뒤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이날만 9언더파를 몰아치는 폭풍 버디쇼를 펼친 끝에 합계 16언더파로 시즌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KLPGA 제공
선두에 2타 차 뒤진 공동 5위로 최종일에 나선 김아림은 이날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9언더파)를 몰아쳐 순위를 뒤집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 2위 곽보미(27)에 3타 앞선 완벽한 우승이다.김아림은 대적할 상대가 없는 ‘초(超)장타’를 앞세워 올 시즌 다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6번이나 ‘톱10’에 들면서도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16번째 출전한 대회 만에 시즌 마수걸이 우승을 신고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지난해 9월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이후 개인 통산 2승째. 김아림은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더해 시즌 상금 3억5553만원을 획득, 이 부문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김아림은 “(이날 5타를 줄이며 준우승을 차지한) 곽보미와 같은 조에서 경기하며 함께 흐름을 타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며 “쫓아가거나 쫓기는 것을 좋아하는데 좋은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오는 8월 9일 제주삼다수마스터스로 재개되는 하반기 일정에 대해선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중점을 두고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평균 270야드 ‘펑펑’그는 투어 최고 장타자답게 사흘 내내 ‘대포알 드라이버’를 뽐냈다. 2라운드까지 이승연(21)과 함께 유일하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를 270야드 이상(270.75야드) 기록하며 코스를 마음껏 폭격했다.

이날 열린 최종라운드에선 정교한 쇼트게임까지 더해졌다. 3번홀(파3)에서 3m 버디를 시작으로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4번홀(파4)에선 그린 옆 러프에서 친 칩샷을 그대로 홀 안으로 꽂아넣는 묘기를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10번홀(파5)부터 시작했다. 10번홀에서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옆에 붙여 쉽게 버디를 낚아챘다. 이후엔 아이언 샷까지 불이 붙었다. 대다수 홀 가까이 공을 붙인 그는 14번홀(파5)까지 숨 돌릴 새도 없이 5개홀 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갤러리에게 ‘배꼽인사’ 세리머니를 했다.16번홀(파4)에선 1.5m 거리의 버디 퍼트까지 성공하며 챔피언 조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우승을 확정했다. 챔피언조인 조정민(25), 이다연(22), 장하나(27)는 숨막히는 경쟁 분위기 탓인지 초반과 중반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 뒤에서 쫓아온 김아림에게 결국 추월당하고 말았다.

‘상금왕 3파전’ 하반기에 계속

최혜진(20), 조정민, 이다연 등 상금랭킹 1~3위가 모두 우승에 실패하면서 현 경쟁체제가 그대로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노렸던 조정민과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이다연은 챔피언조에 들며 우승 기대를 키웠으나 후반 타수를 줄이지 못해 모두 9언더파 공동 7위로 밀려났다. 라운드 중반까지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듯했던 최혜진도 후반에 보기 2개를 내주는 바람에 8언더파 공동 11위에 그쳤다. 상반기 5승이란 진기록 도전도 무산됐다.하지만 최혜진은 상금 7억3096만원을 쌓아 여전히 상금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가 조정민(5억6817만원), 이다연(5억1288만원) 순이다. 현재 투어에서 5억원은 물론 4억원을 넘긴 선수도 이들뿐이다. ‘상금 빅3’의 치열한 내부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혜진과 조정민의 상금 격차는 큰 대회 우승 한 번으로도 뒤집힐 수 있을 정도로 좁혀졌다. 이다연도 우승만 추가하면 못 따라잡을 격차가 아니다. 시즌 첫 승을 노크했던 장하나는 12언더파 3위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소영(22)은 6언더파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