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고속성장 방글라서 '韓기업 세일즈'…"동반자 되겠다"

양국 비즈니스 포럼서 에너지·기반시설·ICT 협력 확대 제안
영원무역 현지 공장·코이카 사업현장 방문해 정부 협조 요청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와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수도 다카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방글라데시 비즈니스포럼에서 "한국의 정부와 기업은 앞으로도 방글라데시의 발전과 도약에 동반자로서 함께 하기를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 저는 양국 협력 방안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연 7%대의 고도성장을 기록하는 인구 1억6천만명의 거대 시장이다.

이같은 경제성장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이 총리는 먼저 협력 확대 분야로 '에너지·기반시설'을 꼽으며 "경험과 기술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방글라데시 산업 여건 개선에 더 많이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GS건설은 방글라데시 최대 규모 송전 사업인 파투아칼리-고팔간지 송전선로 사업을 진행해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LS전선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230kV(킬로볼트) 규모의 가공 케이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페트로방글라의 심해 가스전 탐사에, SK가스는 모헤시칼리의 LPG 터미널 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 총리는 이런 점을 거론하며 "올해 4월 양국의 관련 기관이 민관합작투자사업(PPP)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앞으로 많은 프로젝트가 발굴되고 협력이 구체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협력'을 언급하며 "ICT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과 유수 기업을 보유한 한국이 (방글라데시의 핵심 과제인) '디지털 방글라데시'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기존의 섬유·의류 산업뿐 아니라 철강, 조선, 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에서의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아울러 방글라데시의 유일한 민간 수출가공공단인 한국수출가공공단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에는 세이크 파즐레 파힘 방글라데시 상공회의소연합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을 비롯해 양국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수도 다카의 영원무역 공장을 방문해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세이프자만 초두리 방글라데시 국토부 장관 등과 만났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정부에 영원무역의 애로사항 해소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항구도시 치타공에 조성한 한국수출가공공단(KEPZ)의 소유권 이전 문제를 겪고 있다.

20년째 이 일대 토지 소유권 이전이 안 되는 등 방글라데시 정부의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다.

노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영원무역은 1980년 방글라데시에 첫 진출했으며 현재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에서 누적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외국계 기업이다.

현지 고용 인력 규모만 6만4천여명에 달한다.

이 총리는 "영원무역은 이미 방글라데시의 일부가 돼 있고 KEPZ도 방글라데시의 것"이라며 "세계의 젊은 기업인들이 그런 것을 보면서 방글라데시에 더 투자하고 싶고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미래의 가치를 보면서 초두리 장관께서 KEPZ와 관련된 문제를 최고로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총리는 이어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이 이뤄진 다카 시내 간호전문대학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방글라데시 간호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석사급 대학원이다.

이 총리는 자히드 말렉 방글라데시 보건부 장관을 만나 "이곳은 한국과 방글라데시 간 우정의 결실로, 방글라데시와 한국이 보건 의료 분야에서도 더 협력하길 바란다"며 "말렉 장관이 기회가 되는대로 서울에 오셔서 한국 정부 및 의료계와 구체적 계획을 협의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ODA 중점 협력국 중 하나로, 우리 정부는 방글라데시에 지난해 말 기준 총 1억8천만 달러의 무상원조를 제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