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비쌀수록 집값 더 올랐다"

수도권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월평균 상승률 11.1% 달해
올 상반기 서울 상승률 반토막…일부 광역시 반대로 급등세
"분양가 상한제, 가격안정 효과 vs 소수에게만 이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높은 분양가에 공급된 아파트가 실제 입주 후에도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올해들어 상승폭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아파트 분양가와 국토교통부에 공개된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비교 분석한 결과 2017~2019년 상반기까지 거래된 아파트 중 분양가격대별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은 수도권 분양가 9억원 초과가 월평균 11.1% 상승해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다.수도권은 6억~9억원 이하 5.8%, 3억원~6억원이하 3.0%, 3억원이하 0.8% 등이었다. 분양가가 높을수록 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가격대도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 또한 수도권보다 상승률은 낮았지만 분양가가 높은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분양가가 6억~9억원 이하 5.4%, 3억~6억원 이하 2.3%, 3억원이하 0.6% 순으로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률은 올해들어 다소 꺾인 모습이었다. 올해 상반기 분양가 대비 아파트 매매가 월평균 상승률은 1.1%로 지난해 상반기(2.0%) 보다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수도권에서는 꾸준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7년 하반기만도 3.4% 상승했지만, 2018년 상반기(3.2%), 2018년 하반기(2.2%), 2019년 상반기(2.0%)를 거치면서 내림세를 탔다. 지방은 2019년 상반기 0.5% 상승에 그치면서 수도권의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시점과 매매시점의 차이로 인해 분양가 대비 높은 가격대에 매매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입주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는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나,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지역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은 2018년 9.9%에서 2019년 상반기 4.2%로 상승률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2019년 상반기 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주로 8.2% 올랐고 대구가 6.4%로 2위를 기록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1% 미만 상승에 그쳤고, 경상권과 제주는 분양가 이하에서 매매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호남의 전남북과 광주, 부산, 울산, 대전 등을 제외하고는 2018년에 비해 2019년 상반기의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은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함 팀장은 "분양가격이 오르고 주변 매매가격이 연쇄 상승하고, 다시 분양가격이 오르는 승수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주변 아파트 가격이 고가로 형성되어 있는 지역의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통제할 경우 오히려 분양가와 매매가격의 격차로 인해 소수의 수분양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관련, 매매가격 안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동시에 가격 왜곡으로 분양이후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그는 "현재 매매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의 인기지역에 분양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급등하는 분양가로 서울의 경우 분양수요층이 특정 계층으로 한정될 수 있다"며 다양한 주거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