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4차 산업혁명 '조직문화 혁신'부터 시작한다
입력
수정
지면B1
연공서열 깨고 전문성 중시
호칭도 '님' '프로' 등 사용
'워라밸' 업무 환경 함께 조성
창의적 인재 생산성 극대화
‘김 과장’에서 ‘김 프로’로 바뀐 호칭우선 직급 체계부터 달라지고 있다. 연공서열주의를 깨고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체계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7단계(사원1·사원2·사원3·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4단계(CL 1~4)로 직급 단계를 단순화했다. SK그룹은 올 하반기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사장·전무·상무 구분을 없애고 임원은 동급이 된다. 호칭도 본부장·실장 등 직책으로만 부른다. 경직된 한국식 직급 문화에서 벗어나 임원을 관리자보다 핵심 플레이어로 활용하려는 취지다.
기업들의 조직문화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녁이 있는 삶’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일터로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선택적 근로시간제가 대표적이다. LG전자 직원들은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내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기존보다 30분씩 앞당겨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4시간 이상, 1주 40시간 이상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재택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여성 직장인의 근무 조건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LG전자는 출산휴가(90일) 이전의 임신기간 중 희망하는 여사원에 한해 최장 6개월간의 무급 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육아휴직 또는 근로시간 단축 근무 가운데 선택할 수도 있다. 근로시간 단축 근무는 6세 이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가 있는 여직원에 한해 최대 1년 동안 주 15~3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유급 3일의 난임 휴가, 유급 10일의 배우자 출산 휴가 등을 통해 직원들의 출산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조직문화 혁신 바람이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다만 수직적인 구조는 나쁘고 수평적인 구조는 좋다는 이분법적인 접근법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무 환경을 개선하면서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한국식 조직문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