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의료 스타트업 뷰노 "영상 판독 시간은 줄이고 정확도는 높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들이 설립한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분야 국내 1호 스타트업
뇌 자기공명영상(MR) 촬영 후 환자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여부를 판독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의료진에 따르면 최소 10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뷰노의 보조기기를 활용하면 이 시간을 단 1분으로 줄일 수 있다. 뷰노가 개발한 의료영상분석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치매 관련 뇌 영역 6~20곳의 정량적 측정값을 각종 통계 정보와 함께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주목할 만한 영역은 모양과 컬러를 다르게 표시해 빠른 진단을 돕는다. 이 기기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아 상용화 준비 단계에 있다.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연구원 세 명(이예하 대표, 김현준 최고전략책임자, 정규환 최고기술책임자)이 모여 설립한 뷰노는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 분야 국내 1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삼성전자에서 음성인식 엔진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딥러닝 기술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2014년 뷰노를 창업했다.

창업 직후엔 자체 딥러닝 엔진인 ‘뷰노넷’ 개발에 매달렸다. 뷰노넷 개발에 성공한 뒤로는 CCTV 등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피해 의료시장에 집중했다. 국내 한 대형 병원과 함께 뷰노넷을 활용해 폐암 진단을 한 결과 97% 정확도가 나오자 사업을 본격화했다.

뷰노가 개발한 기기들은 암 등 각종 질병 진단 시 의료진의 판독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쓰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상용화한 ‘본에이지’는 뼈를 촬영한 엑스레이를 AI가 분석해 성조숙증 여부 진단을 돕는 소프트웨어다. 기존에는 의료진이 엑스레이 영상을 보고 눈으로 분석해 진단에만 최소 10분 정도가 걸렸다. 본에이지를 통하면 곧바로 확인이 가능하고 판독 정확도를 10% 이상 높일 수 있다. 국내 대형 병원과 협력해 3년치에 달하는 수십만 건의 엑스레이 영상을 AI 엔진에 학습시켜 판독 능력을 키운 덕분이다. 본에이지는 현재 전국 소아과와 정형외과 등 수십여 곳에서 사용하고 있다.어려움도 있었다. AI 기기를 활용한 진단 행위가 가능한지에 대한 법적 기준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뷰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3년 만에 인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AI 기반 의료기기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전체 70여 인력 중 40%를 인허가 및 판매 직원으로 구성했다.

내년에는 컴퓨터 단층촬영(CT), 흉부 엑스레이 관련 진단기기의 추가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뷰노는 현재까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5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