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첫 분기 순이익 1兆 '왕좌'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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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2분기 실적 분석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은행 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1조원을 돌파한 회사가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후보다. 두 회사 모두 과거 9900억원대 분기 순이익을 낸 적이 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 대한 염가매수차익 반영이 남아 있는 신한지주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양호한 2분기 은행 실적오는 18일 KB금융을 시작으로 국내 은행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경기 둔화와 저금리, 대출 규제 강화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많다.
KB금융 실적추정치 더 많지만
오렌지라이프 염가매수익 반영 땐
신한지주 순이익 1조 넘어 역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2분기에 9281억원의 지배주주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어든 것이지만 올해 1분기(8457억원)보다는 9.7% 늘어난 금액이다. 이어 신한지주(9192억원), 하나금융지주(6359억원), 우리금융지주(5694억원), 기업은행(4451억원) 순으로 2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크다.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과 견조한 대출 성장 덕분이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은 유가증권시장 대형 업종 가운데 이익 전망치가 깎이지 않은 유일한 업종일 것”이라고 말했다.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KB금융이 가장 높지만 신한지주의 역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 지배주주 순이익을 931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약 700억~900억원의 오렌지라이프 염가매수차익이 더해진다면 순이익이 1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오렌지라이프의 보험부채를 공정가치로 평가(시장 가격으로 재산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지분 59.15%에 해당하는 오렌지라이프 순자산(자산-부채) 가치가 2조3000억원보다 높게 평가된다면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해 순이익에 더해진다.
염가매수차익이 2분기 순이익에 인식된다면 신한지주는 사상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금융사가 된다. 신한지주는 2017년 1분기(9971억원)에, KB금융은 2017년 2분기(9901억원)에 순이익 1조원 달성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주가 하락에 배당 매력은 커져
양호한 실적에도 올 들어 은행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한지주는 13.38% 올랐지만 KB금융(-5.16%), 하나금융지주(-0.14%), 우리금융지주(-11.54%, 2월 13일 재상장), 기업은행(-0.14%) 등 대부분 은행주가 코스피지수 상승률(2.03%)에도 못 미치고 있다.
경기 둔화와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축소 우려 때문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5월(연 2.81%)을 고점으로 현재 1.5%대로 뚝 떨어졌다. 그 여파로 은행 NIM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도 지난해 6월(2.35%포인트)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다만 최근 은행주 약세는 실적보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 금리가 이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어 하반기에 NIM이 더 나빠질 여지는 많지 않다”며 “한·일 무역 갈등 등의 여파로 외국인이 은행주에서 돈을 뺀 것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이 탄탄한 가운데 주가가 빠지면서 은행주의 배당 매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이 4%를 넘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저가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은행주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모멘텀은 인수합병(M&A)이었다”며 “신한지주 등 추가 인수 여력이 남아 있는 은행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