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현재 무역갈등 수준에 만족하는 미국, 중국, 그리고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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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은 현재 수준의 무역갈등에 만족하고 있다. 양국이 지금처럼 조용히만 있어도 뉴욕 증시는 더 오를 수 있다."
월스트리트 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미·중 무역협상이 헛돌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에서 만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양국은 대면 협상을 위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이번주 또 다른 주요급 통화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기(베이징)에 갈 좋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미 언론은 당초 지난주 베이징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보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9일에야 처음으로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 파트너인 류허 부총리와 중산(鍾山) 상무부장과 처음으로 통화했고 별다른 결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다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양국은 미국의 기존 관세 철폐, 중국의 합의내용 법제화, 그리고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규모 등을 놓고 의견차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양국 정상들이 더 이상 협상으로 양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궁극적 타결을 추구하기보다 갈등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는 수준에서 현재의 휴전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지난번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무역 협상을 위한 구체적 일정을 잡지 않았고, 추가 양보 움직임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휴전하기로 했을 뿐입니다.
이는 양국이 이 정도의 갈등 수준이라면 경제가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관측됩니다.
미국 경제는 지난달 무역갈등 속에서도 신규고용 22만4000명을 창출했습니다. 미국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의 131.3에서 121.5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또 임금상승도 이어지고 있고, 개인소비지출 증가세도 탄탄해 당분간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중국도 비슷합니다. 어제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6.2%로 1992년 분기 성장률 집계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6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는 등 다른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트럼프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 달 양국이 일부 작은 이슈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지만, 무역 전쟁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과의 합의 연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내년 대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요.
월가에서도 양국의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갑작스레 타결된다면 그런 기대가 전혀 시장에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매우 큰 상승요인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보다는 지금처럼 조용히만 있으면 괜찮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약간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월가의 기대대로 양국은 이대로 조용히 있을까요?
미국의 시장정보업체인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20.2% 상승했습니다.
1928년 이후를 따져보면 7월 중순까지 S&P 500 지수가 20% 넘게 오른 적은 과거 8번이 있었습니다.이 회사가 현재까지의 증시 흐름과 과거 8번의 사례를 비교했더니 가장 비슷한 게 1998년이었습니다. 1998년 증시 흐름을 보면 8월까지는 지금처럼 계속 상승했지만 8~10월 20% 추락합니다. 그리고 10월 중순부터 다시 회복해 그해 말엔 25%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마감합니다.만약 베스포크의 분석이 맞다면 향후 5개월간 엄청난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장세를 만드는 요인은 무역전쟁에서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월스트리트 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미·중 무역협상이 헛돌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에서 만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양국은 대면 협상을 위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이번주 또 다른 주요급 통화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기(베이징)에 갈 좋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미 언론은 당초 지난주 베이징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보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9일에야 처음으로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 파트너인 류허 부총리와 중산(鍾山) 상무부장과 처음으로 통화했고 별다른 결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다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양국은 미국의 기존 관세 철폐, 중국의 합의내용 법제화, 그리고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규모 등을 놓고 의견차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양국 정상들이 더 이상 협상으로 양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궁극적 타결을 추구하기보다 갈등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는 수준에서 현재의 휴전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지난번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무역 협상을 위한 구체적 일정을 잡지 않았고, 추가 양보 움직임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휴전하기로 했을 뿐입니다.
이는 양국이 이 정도의 갈등 수준이라면 경제가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관측됩니다.
미국 경제는 지난달 무역갈등 속에서도 신규고용 22만4000명을 창출했습니다. 미국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의 131.3에서 121.5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또 임금상승도 이어지고 있고, 개인소비지출 증가세도 탄탄해 당분간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중국도 비슷합니다. 어제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6.2%로 1992년 분기 성장률 집계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6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는 등 다른 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트럼프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 달 양국이 일부 작은 이슈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지만, 무역 전쟁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과의 합의 연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내년 대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요.
월가에서도 양국의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갑작스레 타결된다면 그런 기대가 전혀 시장에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매우 큰 상승요인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보다는 지금처럼 조용히만 있으면 괜찮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약간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어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월가의 기대대로 양국은 이대로 조용히 있을까요?
미국의 시장정보업체인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20.2% 상승했습니다.
1928년 이후를 따져보면 7월 중순까지 S&P 500 지수가 20% 넘게 오른 적은 과거 8번이 있었습니다.이 회사가 현재까지의 증시 흐름과 과거 8번의 사례를 비교했더니 가장 비슷한 게 1998년이었습니다. 1998년 증시 흐름을 보면 8월까지는 지금처럼 계속 상승했지만 8~10월 20% 추락합니다. 그리고 10월 중순부터 다시 회복해 그해 말엔 25%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마감합니다.만약 베스포크의 분석이 맞다면 향후 5개월간 엄청난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장세를 만드는 요인은 무역전쟁에서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