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체제 완성한 우리금융…개방형 혁신 '오픈 파이낸스'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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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올 1월 우리금융그룹의 지주사 출범에 맞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디지털 부문을 미래 성장의 핵심동력으로 꼽고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금융의 ‘간판’인 우리은행부터 전사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 공개·핀테크 협업·채널 확장
'오픈 파이낸스' 3대 축 중심 추진
과거에 비해 외부와의 ‘협업 생태계’가 은행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어 미래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를 중장기 디지털 전략 방향으로 설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그룹을 ‘은행 안에 은행(BIB: Bank in Bank)’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다. 디지털금융그룹에 사업 추진의 독립성과 예산 운용의 자율성을 줘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중장기 디지털 전략 ‘오픈 파이낸스’
우리은행이 추진하는 오픈 파이낸스 전략은 기존 금융권에서 추진했던 폐쇄적 방식의 혁신이 아니라, 은행 안팎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데이터를 개방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하는 ‘오픈 데이터’, 상품·서비스 개발 등의 고유 업무를 외부에 공개하는 ‘오픈 API’, 다른 업체와 채널·플랫폼을 공유해 고객의 범위를 넓히는 ‘오픈 커스터머’의 3개 축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우리은행 측은 “신용평가 모델 개발, 유망 기업 거래 활성화 등과 같은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며 “현재 리뉴얼 중인 위비뱅크를 오픈뱅킹 채널로 구현해 다양한 외부 서비스에서 우리은행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DNA 키우자”
자율성을 보장받는 별도 조직으로 운영되는 디지털금융그룹은 예산·인력 운영, 상품 개발 등에 독립적인 권한을 갖고, 핀테크 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우선 은행 지점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추세에 대응해 넓은 고객 기반을 확보한 외부 업체와 협업을 추진하는 ‘디지털 다이렉트 마케팅’을 강화한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기존 ‘위비 핀테크 랩’을 확대 운영하고, 3조원 규모로 조성한 ‘혁신성장펀드’를 활용해 유망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도 할 예정이다.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손잡고 스타트업에 개방형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개발지원센터도 열기로 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이 본점을 벗어나 별도 사무공간에서 일하도록 했다. 올 들어 디지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외부 전문가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영업점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조직 모델을 구축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뱅킹 앱 ‘원(WON)’으로 새 단장우리은행은 이달 중 모바일뱅킹 앱(응용프로그램) ‘원터치’를 ‘원(WON)’으로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우리은행(W)이 모바일 금융시장의 새시대를 연다(ON)’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새로운 앱은 간결한 화면 구성, 쉬운 사용법, 고객별 맞춤형 기능을 갖추고 새로운 금융상품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외부 플랫폼·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획기적인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 등 급변하는 미래 금융환경 속에서 시중은행들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외부와의 협업 환경을 조성해 미래 디지털 환경을 적극적으로 선도하는 오픈 파이낸스 전략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디지털 역량을 키워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동남아는 도시 내 인구 밀집도가 낮아 은행들이 영업점보다는 비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방식을 활용하되 해외 대형 ICT 기업과 협업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남아 현지 통신사, 결제업체, 메신저 운영업체 등과 제휴한 선불결제, 해외송금 등의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