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혹 그대로" vs "제2의 청문회냐" 산자위 여야 충돌

박영선 "야당 이해한다" 언급에 "장관 인정 못해" 발언도…朴 결국 유감표명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된 쟁점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이날 상임위 첫 업무 보고에 나선 박 장관은 야당의 거센 공세를 마주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포문을 연 것은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인사청문회가 파행하며 박 장관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된 상황"이라며 "당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 동문서답하거나 개인정보 등을 들어 명확히 해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박 장관이 대기업 규제법을 발의한 뒤 기업 후원금을 받은 의혹, 재산 축소 의혹 등 7가지 혐의점을 나열했다.

또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학의 동영상 CD와 관련해서도 몇차례 말 바꾸기를 했다"며 "의혹을 풀기 위해 제출 안 한 자료 292건을 제출하라"고 했다.

같은 당 이철규 의원은 "배우자의 일본 부동산 소득 탈루와 관련해 국세청,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답변받은 바에 따르면 박 장관의 답변과 명확히 배치된다"며 "박 장관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넘어가며 청문회를 형해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한홍 의원은 "지난번 인사청문회에서 서울대 특혜 진료 의혹을 제기하자 오히려 '성희롱'이라며 청문위원을 공격했다"며 "아직 해명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의락 의원은 "박 장관의 청문회가 원만하게 끝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한국당 쪽에서 저녁 회의 때 먼저 퇴장하는 바람에 끝까지 열리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고 맞섰다.

우원식 의원은 "일본 경제보복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석 달 전 일을 다시 꺼내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전열을 가다듬고 위기 대처에 매진할 상황에서 오래전 일을 꺼내는 건 국회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야당이 법에 근거도 없는 제2의 청문회를 시도하는 발상과 근거에 대해 유감"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야당 의원들께서 지난 청문회와 관련해 이런 의혹을 제기하시는 것은 야당 의원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 측에서는 "장관이 이해하고 용서할 일이냐"(이철규)는 격한 반발이 나왔다.

또 "장관으로 인정 못 한다.

차관 출석시켜서 차관에게 질의하겠다"는 이종배 의원의 발언에 여당 측이 고성으로 맞서면서 마구잡이식 설전이 벌어졌다.

이에 이종구 산자위원장이 급히 정회를 선포하면서 회의는 시작 50분 만에 20분간 중단됐다. 박 장관은 회의 속개 직후 "지난번 인사청문회 순조롭게 끝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며 사실상 사과했고 이종배 의원은 "앞으로 야당 의원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시라"며 일단 공방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