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CMG제약 대표 "2030년까지 국내 10위 제약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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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 두드리는 CMG제약, 개량 신약 데피조, 조만간 FDA 허가 신청“필름형 조현병 치료제로 3조원 규모의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4년 간 480억 R&D 투자...2030년 매출 7000억, 국내 10위권 진입 목표
이주형 CMG제약 대표(사진) 1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 3분기 중 아리피플라졸 성분의 구강용해필름(ODF) ‘데피조(Depipzo)’의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NDA)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아리피프라졸은 일본 오츠카제약이 개발한 조현병 치료제다. ‘아빌리파이’라는 제품으로 잘 알려져있다. 조현병 뿐만 아니라 우울증, 양극성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2015년 조현병에 대한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제네릭)이 출시됐다. CMG제약은 알약 형태의 아리피플라졸을 필름형으로 만든 개량 신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환자들이 약 먹기를 꺼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정신질환자들은 약을 먹는 척하면서 뱉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주사제나 알약 속에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칩을 넣는 방법 등이 쓰인다.
하지만 주사제는 통증이 있고 투여가 불편하다. 칩을 넣은 약은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ODF 제제는 입 안에 달라붙어 녹기 때문에 뱉기 어렵고 물 없이 복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이 대표는 “정신질환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싫어 약을 몰래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름형 제제는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흡수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피조가 FDA 허가를 받으면 CMG제약의 첫 글로벌 진출 제품이 된다. CMG제약은 캐나다에서 데피조의 임상1상을 진행했고 오리지널 제품과 99% 안정성과 효능이 동일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물질 특허가 풀려 임상2,3상을 진행하지 않고도 개량 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내년 말 시판 허가를 받고 미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아리피프라졸의 시장 규모는 3조원으로 이중 10% 이상을 점유하겠다는 목표다. 생산은 독일에서 위탁생산(CMO)을 하고 판매는 현지 파트너사에 맡긴다. 이 대표는 “개량신약이기 때문에 약값은 제네릭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라며 “미국에 이어 유럽 허가를 받고 처방이 늘면 한국에도 생산 기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CMG제약은 올해부터 4년 간 총 48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매출은 제네릭 중심이지만 앞으로 ODF와 개량신약, 신약 개발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ODF 3개, 개량신약 6개, 신약 5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은 한독과 Pan-TRK 저해 표적 항암제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암 유발과 연관 있는 TRK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 5월에 식약처로부터 임상1상 승인을 받았고 올 하반기 국내 대형병원 4곳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T세포의 활성화를 통한 면역항암제(CCN-007)는 분당차병원과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2020년부터 매년 5~6개 이상의 개량신약으로 경쟁력 있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약 20명 규모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새롭게 출범했다. 이 대표는 “전년대미 10% 이상의 매출 성장이 목표”라며 “올해 제네릭, 일반의약품 등 포함 총 17개 신제품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산 설비에도 투자한다. 2023년까지 총 1080억원을 투입해 제2판교 테크노밸리에 연구소를 세운다. ODF, 점안제, 연고제 등 세가지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고형제 신공장 구축 계획도 연내 발표한다. ODF는 현재 연간 420만 매 생산에서 2025년까지 4000만 매로 10배 가량 고형제는 연간 3억6000만 정에서 2025년 10억 정으로 3배 가량 생산 설비를 확대한다. 이 대표는 “2030년까지 매출 7000억원을 돌파해 국내 10위권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며 “차바이오컴플렉스 내 산·학·연·병 일체의 R&D 협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R&D 중심 제약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