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벌어들여 내수서 까먹는 한세실업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류업종 내 간판종목인 한세실업이 자회사 한세엠케이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본업인 OEM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한세엠케이가 까먺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세실업은 50원(0.26%) 오른 1만9650원에 마감했다. 올해 1만9850원으로 시작한 한세실업은 지난 5월8일 3만105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락세로 보였다. 한세엠케이의 부진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게 계기가 됐다.2분기에도 이같은 실적흐름은 계속됐다. KB증권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2분기 OEM 부문 영업이익은 180억원, 의류 브랜드 영업이익은 2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OEM부문은 수주 회복과 원화 약세 효과, 면화 가격하락이란 3중 호재가 겹치면서 이익이 늘었지만, 한세엠케이는 8분기 연속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세엠케이가 판매하는 브랜드는 6개다. 이 중 골프 의류 브랜드인 LPGA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는 성장추세가 미미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LPGA 매출은 의류 브랜드 매출의 3%에 불과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증권업계에선 한세엠케이가 국내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염가 판촉 강화→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대적인 전략수정과 구조조정이 없으면 악순환에서 벗어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다만 자회사 리스크(위험)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최근 하락세는 과도하다는 분석도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져 하반기에 반등을 기대해볼만하다는 설명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OEM 기업 주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대만 OEM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완연한 회복세”라며 “하반기 실적회복이 가시화되면 대만처럼 상승흐름을 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