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서 20여개 콘셉트로…"인생사진 찍으세요"

문화 콘텐츠 전시 기업 '마크앤'

특수효과 사용·동영상 촬영도
가로수길에서 10월까지 운영
콘텐츠 모아 테마파크 계획
젊은 세대들은 배경이 괜찮거나 멋진 장면을 보면 바로 촬영모드에 돌입한다.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는 신인류 호모포토스에서 착안한 게 인생사진관이다.

문화콘텐츠 전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마크앤은 2017년 개방형 스튜디오인 인생사진관을 선보였다. 벌써 50만 명이 다녀갔다. 인생사진은 평생 간직하고 싶은 나만의 멋진 한 컷을 의미한다. 마크앤은 단순히 관람에 머무는 게 아니라 참여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박종석 마크앤 대표는 “사진을 결합한 콘텐츠에서 즐거움을 찾는 오프라인 수요는 무궁무진하다”며 “독창적인 콘텐츠를 모아 중장기적으로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부 사이인 박종석 마크앤 대표와 김지연 벨리시마 대표가 인생사진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인생사진관

지역 민방 PD 출신인 박 대표는 2014년 드림닥터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5~15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의사라는 직업을 체험해보는 전시회를 기획했다. 드림닥터 체험관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2017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마크앤으로 바꿨다. 박 대표는 아내이자 디자이너인 김지연 벨리시마 대표와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협업한다. 마크앤이 기획·제작·운영을, 벨리시마가 콘셉트를 구체화하고 실내 장식 등을 디자인한다.

마크앤은 ‘드림닥터’ 이후 의자 등 가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렌치 카펜터스(프랑스 목공소)’, 안데르센 동화를 재구성한 ‘에디팅 안데르센’, 인생사진관을 차례로 선보였다. 4개 콘텐츠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인생사진관이다.2017년 처음 선보인 인생사진관1은 오픈(개방형) 포토 스튜디오 개념이었다. 박 대표는 “흔히 사진관 프랜차이즈로 오해한다”며 “인생사진관은 한 곳에 다양한 콘셉트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 공간이자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특수효과를 도입해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생사진관2를 기획한 데 이어 올해는 동영상 사진 촬영이 가능한 놀이형(어트랙션) 전시회 공간으로 꾸몄다. 지난 10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마크앤스페이스(면적 660㎡)에서 문을 연 인생사진관3는 오는 10월까지 3개월가량 운영한다. 떨어지는 물방울을 배경으로 슬로 모션으로 촬영하는 공간, 종이 꽃가루가 날리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 등 20여 개 콘셉트의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번 사진관은 18~24세 여성을 타깃으로 해 재미, 감성, 귀여움 등을 담을 수 있도록 꾸몄다”며 “친구나 연인은 물론 가족 단위로 와서 평생 소장할 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늘려 테마파크 만들 계획

마크앤은 1년에 40~50개 전시회를 직간접적으로 기획하고 꾸민다. 백화점이나 전시회 주최사 등에서 콘텐츠를 의뢰한다. 설립 첫해인 2017년 매출 17억원을 기록해 업계 주목을 끌었다. 인생사진관이 대박을 쳤고 전국에 상설 전시회 매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매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다 유사 업체들이 난립해 지난해 매출은 8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목표는 20억원으로 잡았다. 올초 선보인 에디팅 안데르센은 서울 목동과 대구 전시관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롯데와 함께 기획·운영하는 잠실롯데월드 내 ‘그럴싸사진관’은 지난해 180만 명이 다녀갔다.

박 대표는 인생사진관3를 임대·운영하기 위해 엔젤투자자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았다. 박 대표는 4개인 핵심 콘텐츠를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1개 이상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회사의 정체성은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전시 콘텐츠 프로바이더(제공자)”라며 “킬러콘텐츠가 20개쯤 모이면 테마파크도 꾸미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