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바다르체프스카 '소녀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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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지난주 한국에서 초연된 베르톨트 브레히트 대본, 쿠르트 바일 작곡의 현대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사진)에는 극 중반에 뜬금없이 바다르체프스카의 피아노 소품 ‘소녀의 기도’가 흘러나온다. 음식, 섹스, 스포츠, 술이 가득한 환락의 도시 마하고니의 호텔 로비에서 연주되는 이 곡을 “영원한 예술”이라고 치켜세우는 손님도 있다. 즉 싸구려 음악인데 명곡처럼 받들어지는 허상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이 곡의 작곡자 테클라 바다르체프스카는 1861년 요절했다고 알려졌을 뿐 태어난 연도도 불확실한 폴란드의 여류 작곡가다. 소품 몇 곡만 남긴 걸 보면 직업 작곡가도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에서 ‘소녀의 기도’가 흘러나올 때 느낌은 과대평가된, 혹은 상업화된 예술보다는 오히려 흥청망청한 카바레 분위기에서 벗어나 모처럼 영혼을 움직이는 맑은 선율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이토록 단순한 곡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