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경청하는 자리 돼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간 회동이 모처럼 성사됐다. 내일(18일)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비롯한 국정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때가 때인지라 진지한 의견 교환이 기대된다. 대통령과 5당 대표가 한 자리에 앉는 것은 1년4개월 만이다. 갈등과 대치가 길었던 만큼 서로 할 말도 많을 것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여야가 국민과 국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낼지 주목되는 이유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이기에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온갖 대내외 악재 속에 경제상황은 더욱 엄혹해졌다. 대립과 반목의 불임(不姙)정치가 아니라 화합과 협력의 생산적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어떤 방식의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전격 제안하고, 청와대와 다른 4당도 “항상 준비돼 있다” “환영한다”며 화답한 것도 그런 배경일 것이다. 허심탄회하고 내실 있는 회담을 기대한다.핵심 의제는 물론 초유의 일본 경제보복일 것이다. 회동 후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정파 이해득실을 넘어 범국가적 위기 대처방안을 강구하는 자리여야 한다는 점은 당사자들이 잘 알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문 대통령부터 야당들의 의견과 조언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이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한다”며 강경해졌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와 반대인 게 사실이다. 대통령은 지지층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귀 기울여야 하는 자리다.

야당은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이번 회동만큼은 경제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의 미숙한 대처를 비난만 하기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찾게끔 운신 폭을 넓혀주고 도울 것은 도와야 한다. 엎질러진 물이고, 일본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업들과 불안해하는 국민을 위해서라도 합리적이고 성숙한 대처방안을 도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