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두언 전 의원 유서 남기고 극단적 선택…'이명박 정부' 개국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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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숨진채 발견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명박 정부' 개국공신 평가 받아
"낙선 뒤 극단적 선택도" 경험 토로하기도
낙선 뒤 방송인→일식집 운영 등 변신
16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8분께 경찰은 유서를 써놓고 사라졌다는 부인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이후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 등을 동원해 아파트 근처 실락공원 등을 수색한 결과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정 전 의원이 남긴 유서의 내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은 최근까지도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 “치킨 게임으로 가서는 안 되는데 정치권에서 치킨 게임을 자꾸 몰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걱정”이라며 활발히 목소리를 내왔던 터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3선 의원 출신이지만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그는 방송활동에 매진하다 지난해 말 서울 마포구 용강동 음식문화거리에 일식집을 차려 자영업자로서의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정 전 의원은 1957년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낙마한 정두언 전 의원은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당내 기반이 미미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다.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정두언 전 의원은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도 캠프를 진두지휘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MB정부 개국공신’으로 불린 정 전 의원은 17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하는 등 야권 중진의원으로 활약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부턴 주로 라디오와 TV 시사방송에 출연하며 보수논객으로 입담을 과시했다.과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등 ‘MB 저격수’로 돌아선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날까지 라디오 프로그램에 모습을 비추는 등 국민과 소통하던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자락길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 전의원의 극단적 선택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낙선 뒤 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밖에 없으니 극단적인 선택을 택했다"고 고백하고 우을증을 극복하고자 심리상담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최근까지 종합편성채널인 MBN '판도라', KBS 1TV 평일 시사교양 프로그램 '사사건건', MBC 표준FM(95.9㎒)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등에 고정 출연했던 터라 그의 죽음에 방송가 또한 충격에 빠졌다.경찰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