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스라엘 대통령 방문 맞아 한-이스라엘 경제포럼 개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된 '이스라엘 대통령 초청 한-이스라엘 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 정부 초청으로 14~18일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사진=전경련 제공)

한국을 국빈 방문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사진)이 16일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에 다가올 여러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된 ‘이스라엘 대통령 초청 한-이스라엘 경제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자리에서다. 리블린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해 하루 빨리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과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이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등 새로운 기술들을 기존 산업에 통합해야 한다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확신컨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는 함께 이러한 도전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가 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가교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전경련이 주한이스라엘경제무역대표부와 함께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리블린 대통령을 비롯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권영진 대구시장 등 2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이날 개회사를 진행한 허 회장은 “한국과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닮은 점이 많으며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수준 높은 제조업 기반을 갖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의료바이오·정보통신·항공우주 등 하이테크 산업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과 리블린 대통령은 이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해 한-이스라엘 FTA가 조속히 타결돼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양국 경제계 관계자들은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선진 기술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한국 측에서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의 5G 이동통신 기술의 현황과 활용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이갈 우나 이스라엘 국가사이버국장이 나서 이스라엘의 선진 사이버보안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창업 생태계가 집중 조명됐다. 허 회장은 이와 관련해 “실패를 소중한 경험으로 여기는 문화 덕택에 이스라엘은 현재 창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천국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이는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국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 1인당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한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약 7600개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이스라엘에서는 스타트업이 700개 늘었으며 240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스타트업을 통해 회수됐다. 정부가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담대함’과 ‘저돌성’을 뜻하는 이스라엘 특유의 ‘후츠파 정신’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포럼장에는 아디브 바루크 이스라엘수출공사 사장이 이끄는 이스라엘 경제사절단과 김종춘 KOTRA 부사장 등이 자리해 양국 기업들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대구시와 KOTRA는 이날 이스라엘수출공사와 추후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각각 체결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