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의원 사망 소식에…"놀랍고 안타까워"(종합)

김용태 "지난주 연락할 때만 해도 짐작 못해…명복 빌어"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된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아파트 옆 공원은 퇴근 시간을 앞두고 모여든 주민들과 경찰, 취재진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40분께 정 전 의원의 부인이 "남편이 집에 유서를 써 놓고 산에 갔다"고 신고했다.

정 전 의원은 그로부터 40여분 후인 오후 4시 25분께 북한산 자락에 있는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원 주변 진입로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고, 과학수사대 등 경찰 관계자들이 바삐 드나들었다. 오후 5시50분께는 자신을 '보좌관'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오후 6시께 현장을 방문한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주에 안부 전화를 할 때만 해도 극단적 선택을 하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실이다. (우울증은) 정치를 하며 숙명처럼 지니는 것"이라며 "상태가 상당히 호전돼 식당도 하고 방송도 활발히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빈소가 차려질 예정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찾은 정태근 전 의원은 "(정두언 전 의원이) 오늘 밥 먹자고 했는데 내가 어머니께 간장게장 사줘야 해서 가야 된다고, 연락하겠다고 한 게 마지막 대화가 됐다"며 "그렇게 힘들면 밥 먹자고 하지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점심 먹었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종합해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퇴근 시간대에 집에 돌아오다 소식을 접한 아파트 주민 몇몇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충격과 걱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상황을 살폈다.

60대 주민 A씨는 "경찰들이 무슨 일인지 알려주지 않아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아내에게 전화가 와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을 알았다"며 "참 아까운 사람"이라고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50대 B씨는 "바로 앞 아파트에 사는데, TV로 소식들 듣고 바로 뛰쳐나왔다"며 "이쪽 지역에 좋은 일 많이 해 주셨는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두언 전 의원, 산에서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Yonhapnews)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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