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발행 남발한 다산네트웍스…주주가치 훼손 우려에 주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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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엇갈린 5G 간판 테마주유선통신 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 주가가 31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소식에 급락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발행 주식 수가 늘면서 주가가 짓눌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10억 BW 발행에 주가 20%↓
유통 주식 2년 만에 61% 급증
다산네트웍스는 17일 코스닥시장에서 1900원(20.23%) 내린 7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규모 자금 조달로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추락했다. 다산네트웍스는 프랑스 사업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5년 만기 사모 BW 310억원어치를 발행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만기수익률과 표면금리는 각각 0%로 책정됐다. BW 행사 시 발행되는 주식은 316만 주로, 주식 총수의 9.2%에 해당한다. 행사가액은 9810원이다.
연이은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발행으로 다산네트웍스 주가에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전환사채(CB)를 두 차례 발행해 38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1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도 발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6월 1931만 주였던 다산네트웍스의 유통 주식 수는 2년 만에 3111만 주로 61.1% 늘었다.
이에 따른 부담은 대주주가 아니라 소액주주 몫이라는 게 증권업계 지적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수가 크게 늘었지만 대주주인 다산인베스트와 남민우 회장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높은 지분율(25.4%)을 유지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BW·CB 발행으로 소액주주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다산네트웍스에 대한 실적 전망은 밝다. 다산네트웍스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5G 장비 수요가 크게 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산네트웍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8.6%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통신 3사가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모바일 백홀(무선기지국의 데이터를 모아 유선망으로 연결하는 장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초고속 데이터를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초저지연 스위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온전히 주가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이번 BW 발행으로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 수) 감소 우려가 커졌다”며 “경영진이 지금과 같은 자금 조달 방법을 유지한다면 투자자들이 다산네트웍스 주식을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