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분양가 상한제→3년 뒤 집값·전셋값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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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뷰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구민기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오늘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논할 때는 과거의 이야기가 정말 중요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 업계에 계셨고 평론도 하셨던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모셨습니다.▷곽창석 대표
안녕하세요. 과거에 닥터아파트를 공동창업하면서 방송이나 강의 등에서 여러분들과 많이 만났었습니다. 시행 등 부동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활발하게 활동하진 않습니다.
▶구민기 기자
요즘 부동산시장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분양가 상한제인데요.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가장 큰 화두일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시나요?▷곽창석 대표
가격 상한을 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보면 일단 공급이 잘 안 되겠죠. 그러다 보니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전셋값 등 임대료도 뛰게 되고요. 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됐을 때는 일시적으로 집값이 안정되는 듯 보이지만 3~5년 지나면 전세가격이 올랐던 경험이 있거든요. 1980년대에도 그랬고 2000년대에도 그랬고요.▶구민기 기자
그 기간이 시행 3~5년 뒤인가요?
▷곽창석 대표
공급 시차가 그 정도니까요. 분양가 상한제는 1977년께부터 시작이 됐는데 강화된 게 1983년입니다. 그때 건설업체 부도도 많이 났고요. 1986년 말쯤부터 전세가격이 많이 뛰었고요. 그러다 보니 1기 신도시를 공급해 고비를 넘겼도. 2005년부터 상한제 논의가 있었고 시행된 건 2007년이었고요. 그러다 보니 그 후에 물량이 딱 끊기게 됐습니다. 다시 전세난이 일어난 건 시차가 4년 정도 뒤였어요. 이렇게 상한제는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아요.
이런 건 있습니다. 상한제를 한다니까 반값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매수 의향을 갖고 있던 분들이 멈칫하는 것이죠. 이 분들이 일단은 전세로 돌아서게 되고요. 단기적으론 전세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지금은 2007년 당시완 상황이 조금 달라요. 최근 입주물량이 많았는데 내년부터 입주량이 줄어들어서 상한제를 하지 않더라도 전세난이 일어날 상황까지 와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상한제가 시행된다면 전세난이 그때보다 심각해지지 않을까, 또는 장기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어요.
서울과 수도권의 입주량은 2018년이 피크였습니다. 올해는 다소 줄었는데 내년만 해도 14만 가구 이하로 줄어들어요. 2021년은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10만 가구가 안 될 거예요. 적정량이 15만~17만가구라고 보는데요.
▶구민기 기자
매매가격도 자극을 받을까요?▷곽창석 대표
한 가지 확실한 건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이 떨어지긴 힘든 구조라는 거죠. 2008년 전후처럼 전세와 매매의 가격 차이가 크다면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긴 힘든데 지금은 전세가율이 60%대거든요. 국지적으론 80%인 곳들도 있고요.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격도 밀어올릴 수 있는 상황이죠.
▶구민기 기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려는 이유가 분양가가 너무 빠르게 올라 주변 집값이 오르는 상황을 염려해서 그런 거잖아요.▷곽창석 대표
거래가 별로 없을 때는 자신의 집값이 얼마인지도 잘 모르지만 주변 분양가가 높게 나오면 우리 집값도 이 정도는 되겠구나, 하다 보니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건 사실이에요. 어떻게든 분양가를 안정시켜야 매매가격이 단기적으론 자극을 안 받으니까 일리가 있는 얘기이긴 합니다. 사실 최근 수도권 분양가 상승폭이 매매가 상승폭보다 높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한 해만 보면 매매가격이 13~14% 올랐는데 분양가는 12~13%로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그래서 과연 이 시점에 상한제를 시행해야 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에요. 단기간이 집값을 내리는 정도, 심리를 꺾는 면은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전세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거죠.▶구민기 기자
과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굉장히 정리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구민기 기자 촬영·편집 이지현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