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금리인하, 달궈진 집값에 기름 부을까…"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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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규제 가능성·경기 부진…인하 효과 상쇄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당장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등 고강도 규제를 검토 중인 데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서다. 다만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어질 경우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가격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집값 자극 없지만 수익형 부동산 영향 가능성
◆“집값 영향 제한적”18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금리 수준으로 8개월 만에 회귀한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건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통상 금리인하는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자산인 까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춘욱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는 “경기가 나빠지자 지난해 금리인상 타이밍을 잘못 잡았던 것을 되돌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재정 확대와 함께 인하가 이뤄진다면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는 재료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늦어지는 데다 규모도 크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늘면서 금리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며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만지작거리는 데다 대외적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아 금리인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다만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금리인하로 이어진다면 부동산 가격이 자극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말 금리인하를 단행할 태세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으로 성장률 전망이 어두운 것도 저금리 기조가 점쳐지는 이유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책금리를 따라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는 이달 연 1.98%(잔액 기준)로 집계됐다. 새로 발표된 신(新) 잔액기준을 적용할 경우 2017년 연말 수준인 1.68%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은 꿈틀대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은 한 달 내리 올랐다.
◆수익형 부동산 움직일까오피스텔이나 상가,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금리인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예금금리와 비교했을 때 임대수익률의 우위가 커지는 만큼 투자 수요 또한 늘어날 수 있어서다. 박원갑 위원은 “자산가들의 경우 수익형 부동산에 먼저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레버리지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은 금리와 밀접하다. 수익률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3억원짜리 상가에서 월 100만원의 임대료가 발생한다면 수익률은 연 4%다(100만원×12개월/3억원). 만약 시장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한 상태에서 다른 변수들이 모두 그대로라면 상가의 요구 수익률 또한 금리 하락폭만큼 내린 3.75%가 된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쓰는 산식을 적용하면 이때 상가의 적정 가격은 3억2000만원(100만원×12개월/3.75%)이 된다. 금리 변화만으로 적정 가치가 2000만원이 오르는 셈이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출신인 민경남 케이엔프로퍼티즈 대표는 저금리 환경에선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움직임의 폭이 더욱 크다고 강조한다. 민 대표는 “금리가 연 5%에서 4.75%로 떨어진다면 약 5% 하락한 것이지만 1.75%에서 1.5%로 바뀌는 건 14%가량 변화하는 것”이라면서 “투자자 담보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했다면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