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추억의 맛 밀키스, 30년간 사랑받은 비결은…

매운 음식에 잘 어울리는 맛 덕분
올해 매출 600억 '사상최대' 전망
러시아·홍콩 등 해외서도 인기
오토바이 한 대가 도로를 질주한다. 뒤에선 헬기가 쫓아오고 있다. 오토바이가 뛰어든 곳은 ‘밀키스’ 화물 트럭 짐칸. 이곳으로 피신한 오토바이 라이더가 외친다. “싸랑해요, 밀키스!”

1989년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 출시 때 나온 광고다. 당시 톱스타이던 홍콩 배우 저우룬파(周潤發·사진)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서툰 발음의 ‘싸랑해요, 밀키스’는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나온 지 30년을 맞은 밀키스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580억원을 거둔 데 이어 올해 매출은 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다. 꾸준한 인기를 얻는 비결은 ‘독특한 맛’에 있다. 밀키스는 정확히 ‘유성탄산음료’로 분류된다. 쉽게 말해 ‘우유맛’ 탄산음료다. 비슷한 제품으로는 코카콜라에서 만든 ‘암바사’밖에 없다. 유성탄산음료는 콜라나 사이다와 다르게 부드러운 뒷맛이 특징이다.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밀키스의 유성탄산음료 시장 점유율은 약 80%. 2012년 매출 500억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연평균 5% 이상 판매가 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다른 제품에선 찾기 힘든 부드러운 우유맛과 달콤한 요구르트향 덕분에 10여년 동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해외 판매도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1990년 대 초 러시아에 진출한 밀키스는 현재 러시아에서 유성탄산음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연간 약 100억원어치가 팔린다. 러시아에서는 기후적·지리적 여건상 다양한 과일을 맛보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오리지널 ‘우유맛’뿐 아니라 딸기맛 멜론맛 사과맛 파인애플맛 바나나맛 등 총 열 가지 과일맛을 추가로 개발했다. 외식 문화가 발달한 홍콩에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위주로 마케팅을 해 소비자들에게 밀키스 브랜드를 알렸다.밀키스를 모르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협업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롯데푸드와 함께 ‘밀키스바’를 내놨다. 올해는 ‘헬로키티’를 앞세우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헬로키티 캐릭터를 캔에 그려넣어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스누피’에 이은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글로벌 인기 캐릭터와 함께 한정판 굿즈를 만들고 새로운 맛도 출시했다”며 “10~20대와 ‘키덜트족(어린이의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로 소비층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