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리 인하' 채권시장은 알고 있었다

韓銀의 금리 인하에 先베팅
이틀前 3년물 금리 年1.4% 붕괴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하루 앞둔 17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4% 선을 깬 뒤 1.399%로 떨어졌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1.4% 아래로 내려온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베팅한 결과다.

가파른 금리 하락세는 18일 오전 9시57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공식 발표되기 전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3년 만기 국고채는 연 1.381% 수준에서 거래됐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채권 브로커는 “17일 오전부터 3년 만기 국고채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형성됐다는 건 상당수 국내 채권 펀드매니저가 이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면 오히려 채권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일본 경제 보복 등 한국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변수가 불거진 데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30일로 예정되면서 자칫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1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345%로 장을 마쳤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0.071%포인트 급락하면서 3년 만기 국고채와 마찬가지로 연 1.4%를 밑돌았다. 10년, 20년, 30년 등 중장기 국고채 금리까지 각각 0.07%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날 인하된 기준금리(연 1.5%)보다도 낮아졌다. 채권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7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지만 채권시장은 이미 추가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궁극적으로 이 같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