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들 '휴가 반납'은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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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음달 초 일제히 여름휴가를 떠난다. 대부분 국내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하며 머리를 식힐 계획이다. 휴가를 반납하고 업무에 매진하는 게 ‘미덕’이던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일찌감치 휴가 때 쉬면서 읽을 책을 점찍어둔 CEO도 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다음달 5~9일 5일간 휴가원을 내기로 했다. 주말을 붙여 총 9일을 쉰다. 농협금융에서 임원이 5일 이상 휴가를 가는 일은 드물다. 김 회장은 “내가 먼저 가야 직원들도 마음 편히 쉰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5일짜리 휴가를 계획했다. 평소 책을 끼고 살기로 유명한 김 회장은 휴가 때 읽을 책을 미리 정해놨다. 빅데이터가 바꿀 삶의 모습을 다룬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자신을 돌아보라는 내용을 담은 《마음의 지도》 등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과 조직 변화에 대한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다.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오는 24~30일 7일간 국내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금융그룹 회장 중 가장 먼저 휴가를 시작한다.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쓰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다음달 5~7일 사흘간 휴가를 떠난다. 해외엔 가지 않고 가족과 국내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다음달 미국, 캐나다 등에서 여는 기업설명회(IR)를 앞두고 재충전하기 위해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다음달 초 5일 정도 휴가를 낼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쉴 때 확실히 쉬어야 업무 능률이 높아진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 CEO들이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