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文대통령에 '적폐청산' 작심 발언…"野와 싸울 때 아니다"

"외골수의 길로 가고 있어…새로운 적폐 쌓는 내로남불" 비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국내 정치문제를 꺼내 들었다. 이날 청와대 회동은 일본의 경제보복 대책을 놓고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머리를 맞대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음에도 전(前) 정권에 대한 이른바 '적폐 수사'와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여당과 정부는 소위 적폐청산을 앞세우고 외골수의 길로 가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적폐를 쌓는 내로남불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과연 이렇게 해서 협치가 잘 되겠는지 대통령이 돌아보시고 야당과 진정한 협치가 되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책임 행정이 실종된 상황이다.

8개월간 일본 문제에 예후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대비를 못 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외교·안보라인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도 채택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그런데 이 회담을 하기 직전에 우리 당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윤 총장을 임명하니 협치가 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지금 야당과 싸울 때가 아니라 협치로 국가적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는 현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소득주도성장의 폐기와 경제 정책의 대전환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 대표가 문 대통령을 앞에 두고 강한 어조로 발언한 것은 야당 대표로서 들러리만 서고 현 정부 들어 악화된 한일관계의 공동책임을 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강경파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애초부터 사진 찍기용의 형식적인 회담은 안된다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었다"며 "단독 회담 없이 이뤄진 만큼 의견을 강하게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