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술 부자 레고켐바이오…올해만 기술수출 2건 성사

레고켐바이오가 브릿지바이오의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에도 급락했다. 잇따른 기술수출로 연구개발 능력이 증명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의 주가는 전날 8.07% 하락했다. 브릿지바이오로 기술이전한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BBT-877)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성사됐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전날 베링거인겔하임과 총 11억4500만유로(약 1조5200억원) 규모의 BBT-877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중 계약에 따라 브릿지바이오는 우선 계약금 및 성과기술료(마일스톤)로 4500만유로(약 600억원)을 받게 된다. 또 임상 개발, 허가 및 판매 마일스톤으로 최대 11억유로를 받게 된다.

이번 계약은 레고켐바이오에 있어서도 호재다. 브릿지바이오는 2017년 레고켐바이오로부터 BBT-877을 300억원에 이전받았다. 레고켐바이오는 당시 2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고, 기술수출 발생 시 사전 합의한 비율에 따라 이익을 배분받기로 했다. 비율은 50대 50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및 앞으로의 성과들에 대해서 절반의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BBT-877은 합성신약으로 레고켐의 '레고케미스트리' 기술로 발굴된 물질이다. 레고케미스트리는 약물 유사성을 가진 구조를 활용한 신약후보물질 발굴 기반(플랫폼) 기술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를 적용하게 되면 기존 5년 이상 걸린 후보물질 발굴기간을 3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며 "레고켐은 항생제와 항응혈제 개발에 적용해 현재 5개 정도의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레고켐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자회사 밀레니엄 파마슈티컬즈와도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에 대한 4500억원 규모의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항체에 약물을 붙이는 부분인 링커에 대한 기술로, 레고켐의 ADC 플랫폼 기술인 '컨쥬올'이 적용됐다.

올해 들어서만 각각의 플랫폼 기술에 대한 두 건의 대규모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것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의 주가는 올 들어 12% 하락했다"며 "대외 환경 및 제약·바이오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연구개발 능력과 관계 없이 주가가 하락한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